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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사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통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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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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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로 탑승객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는 228명이 숨진 1997년 괌 대한항공 추락 사고 이후 최악의 항공기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번의 대형 참사에 유족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정부는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철저한 원인 규명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이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는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우고 타이(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중이었다. 랜딩기어(착륙장치)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가 활주로에 닿은 채 착륙하다가 활주로 끝에 설치된 담벼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탑승객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충돌 과정에서 승객들이 기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화재가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행 간 가족을 마중 나왔다가 사망자 명단을 확인한 유족들은 오열했다. 한 유족은 내년 봄 결혼을 앞둔 조카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평생 농사만 짓다가 동네 주민들과 여행을 떠난 70대 형의 사고 소식에 망연자실한 동생의 모습도 보였다. 희생자 중에는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형제 등 어린 학생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동체 착륙은 예외적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나 다름없다. 사고 원인으로 조류 충돌과 랜딩기어 오작동, 기체 결함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브리핑에 따르면, 사고 직전 관제탑에선 사고 여객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분 뒤 기장이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고 그로부터 4분 만에 충돌했다는 것이다. 조류 충돌이 랜딩기어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것인지, 기체 정비에 결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동체 착륙을 할 경우 공항당국이 미리 화재에 대비해야 하는데 이번엔 그런 과정이 없었던 점도 의문이다. 또 무안공항은 인근에 겨울 철새가 자주 찾는 갯벌 등이 있어 조류 충돌 위험성이 큰데도 이에 대응할 전담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도 따져볼 대목이다.



정부는 이날 무안 항공기 참사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안타깝게도 대형 참사를 수습해야 할 정부 조직은 12·3 내란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재난 안전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장관도 권한대행 체제다. 그럼에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에 온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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