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됐다. 제주항공은 이 항공편에 탑승한 161명 승객에게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을 안내한 뒤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탑승객들은 이후 오전 7시 25분 대체기를 통해 제주공항으로 출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항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며 “탑승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다.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고 비상 착륙 시에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날 발생한 참사에서는 전자기기 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무안공항 사고 기종과 같다. 제주항공은 41대의 기단 중 대부분인 39대를 이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2대는 화물기로 개조해 운영 중이다.
차준홍 기자 |
참사 직후에도 제주항공의 항공기에서 다시 랜딩기어 문제가 발생하면서 제주항공의 항공 정비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정비 인력 부족과 장비 문제는 종종 지적되어 왔다.
국토교통부 항공 종사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한항공은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수 17명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항공기 1대당 16명 수준의 정비 인력을 유지 중이다.
국내 LCC 사정은 다르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의 경우 항공기 1대당 11명의 정비사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LCC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역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1명을 유지 중이다. 국내 대형 항공사 대비 60% 수준이다.
현직 항공사 정비사 A 씨는“제주항공의 경우 잦은 항공기 운항과 빡빡한 정비 스케줄로 정비사들이 기체를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많이 토로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사고와 관련해 출발지인 방콕 현지 정비 상황 등도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안공항 사고 항공기 HL8088는 사고 전날 7회, 사고 전 48시간 동안 13회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스케줄이 자칫 정비 소홀로 이어졌는지 등이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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