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무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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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된 '둔덕'이 사고 피해를 더 키웠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단단한 구조물과의 충돌에 이어 외벽 충돌까지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시설이 국내 다른 공항에도 설치돼 있다고 밝히며 사고 연관성에 대해선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기종인 'B737-800' 기종에 대해선 특별 점검이 이뤄질 계획이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3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브리핑하며 이같이 밝혔다. 주 실장은 "무안공항은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 외곽의 활주로 끝단에서 약 264m 거리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돼 있다"며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위각 시설은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다. 흙으로 된 둔덕 상부에 있는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는 구조다. 전날 사고기는 이 시설과 1차로 충돌하고 외벽과 2차로 충돌하며 크게 훼손됐다. 1차 충돌 당시 화재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방위각 시설의 위치와 단단한 구조물 위에 설치된 것 자체도 이례적이라고 문제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실장은 "시설은 거리·시설 주변 확보 사항 등에 대한 규정이 있다. 재질이나 소재 등에 대한 제한은 있는 파악이 필요하다"며 "만약 콘크리트 구조물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등은 향후 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전날 사고가 발생한 기종에 대한 전수 특별점검한다. 한국에선 101대가 있으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운용 중으로 제주항공이 39대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수를 항공편에 투입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을 비롯해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등 기록 등에 따라 여러 규정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개요도/제공=국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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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무안공항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는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 블랙박스 중 일부 외관이 파손된 것으로 전해지며 해당 분석이 지연되거나 분석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고기에서 회수한 블랙박스는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 실장은 "확보한 FDR의 외관이 손상된 상황.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전문가들이 어떤 부분이 훼손됐는지 확인하고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지 등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손 정도가 심할 경우 분석에 더 오랜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경우 이번 사고원인 조사에도 참여하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보내고, FDR 제조사 등도 함께 참여해 복구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번 사고조사에는 NTSB의 참여는 확정됐다. 추가로 참사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미국·프랑스 합작투자한 엔진제작사인 CFMI 참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들 회사에 참가 희망 여부 회신을 요청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와 관련해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신공항에 대한 관련 규정 강화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상 조류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한 규정이 있으며, 그 규정에 맞게 평가하고 있다"며 "신공항 사업에 대해서는 조류 충돌 문제는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전문가와 함께 보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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