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댓글 작성 시 주의 부탁"
온라인 커뮤니티 MLB파크의 한 이용자가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게시한 모욕성 글.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됐다. MLB파크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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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추락 참사 소식에 전국적으로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유가족에 대한 조롱 등 도 넘은 악성 댓글이 잇따라 등장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MLB파크에는 '무안공항 유가족들만 횡재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게시글 본문에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일 듯"이라고 적었다. 이 작성자는 이후에도 이번 참사로 사망한 KIA 타이거즈 직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사진을 캡처해 해당 직원의 가족 얼굴과 계정 아이디를 그대로 노출하기도 했다. 그는 캡처 사진과 함께 "사진 퍼오는 게 왜요. 뭐가 문제인지"라는 글을 작성해 비판받았다.
고인 모욕성 게시글이 올라오자 커뮤니티 운영진 측은 해당 글 작성자에 대해 영구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이 게시물에 '추천'을 누른 이들도 패륜적 게시물에 추천을 통해 동조한 것으로 간주하고 사이트 이용을 영구 차단하겠다"고 했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무안항공기 추락에 채팅 수준'이라는 제목의 글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캡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 속 한 이용자는 이번 참사 관련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기사를 공유하면서 "너무 무서웠겠다"고 적었다. 그러자 또 다른 이용자는 "아 나는 왜 새가 더 불쌍하지. 짠하네요"라고 답했다.
이에 글쓴이는 "소모임 회원들이 모인 채팅방에서 한 회원의 어이없는 채팅에 한숨이 나온다"며 "도대체 뭘 배우고 자랐길래 인명보다 부딪힌 새가 더 불쌍하다고 할까. 이 회원은 새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라고 썼다.
참사 관련 악성 게시글에 누리꾼들은 "제정신인가. 업보 꼭 돌려받기를" "이런 사람들은 왜 변하지를 않는지" "어떻게 살아왔길래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등의 반응을 보이며 눈살을 찌푸렸다.
포털사이트 "악플 삼가 당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한 이용자가 참사 관련 '조류 충돌'을 다룬 보도를 보며 탑승객보다 새가 더 불쌍하다고 발언하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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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창에도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거나, 사고가 발생한 공항이 있는 지역을 언급하며 비하하는 악성 댓글(악플) 등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에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포털 고객센터에 참사 관련 기사 댓글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포털사이트도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 측은 이날 제휴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 "일부 댓글에서 사회통념을 벗어난 글들이 작성되고 있다"며 댓글 관리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뉴스 댓글 란에 '여객기 참사 댓글 작성 시 주의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재하며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댓글로 상처받지 않도록 악플이나 개인정보 노출이 우려되는 글들은 삼가주시기 바란다. 이용자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다음 측도 "댓글을 모니터링하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우려사항 발생, 유가족 요청 등의 상황 시 추가 조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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