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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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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때문에 떠오른 샛별 브로드컴, 몰락한 반도체 챔피언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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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고객 맞춤형 ai칩 XPU로 엔비디아 대항마 자리잡아
AI시대 흐름 따라가지 못한 인텔은 시총 72% 급감하며 몰락
CNBC "몇가지 중요한 결정이 기업 변화 일으키는지 보여줘" 평가


파이낸셜뉴스

브로드컴은 올해 엔비디아와 겨룰 수 있는 AI칩을 생산하는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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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인공지능(AI)에 대한 대응이 미국 반도체 챔피언 인텔과 신흥강자 브로드컴의 희비를 갈랐다. AI라는 시대의 흐름을 잡은 브로드컴은 연초대비 시가총액이 114% 급등한 반면, 기회를 놓친 인텔 주가는 58% 급락했다.

12월3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팹리스(Fabless·설계중심)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올해 주문형 반도체(ASIC)로 대박을 치며 AI 칩 절대 강자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자리잡았다. 브로드컴은 올해 구글의 TPU와 메타의 MTIA 등 서버용 AI칩 설계를 통해 AI 부문 매출이 급성장했다. 올해 AI 매출은 전년 대비 220% 급증한 120억 달러였다. 엔비디아의 AI칩 확보를 기다릴 수 없는 AI칩이 당장 필요한 빅테크들이 브로드컴 고객이 되면서다. 브로드컴의 고객 맞춤형 AI칩 XPU(eXtreme Processing Unit)는 특정 고객의 AI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실행하도록 설계됐다. 일반적으로 엔비디아의 AI칩 보다 작동이 더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브로드컴의 혹 탄 최고경영자(CEO)는 "2년 안에 기업들이 우리의 XPU를 구매하기 위해 최소 600억 달러에서 최대 900억 달러를 지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3곳의 우리의 고객들이 오는 2027년까지 100만 개의 XPU를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3곳의 고객은 구글과 메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로 전해진다. 파이퍼 샌들러 애널리스트 하쉬 쿠마르는 "브로드컴의 칩은 모든 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도 "구글, 메타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이 브로드컴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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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챔피언 인텔은 올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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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시총이 많았던 반도체 제조기업 인텔은 올해 몰락했다.

인텔의 몰락은 포괄적인 AI 전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AI칩에 집중하는 대신 팻 겔싱어 전 CEO는 인텔을 세계 2위의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오판을 했다. 물론, 인텔이 AI칩 경쟁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와 경쟁하기 위해 최신 AI칩 가우디3를 출시했다. 그러나 인텔의 AI칩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인텔의 가우디3 판매량은 올해 인텔이 목표로 삼은 5억 달러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실패로 지난 2020년 초에는 시총 3000억 달러에 육박했던 인텔의 현재 인텔 시총은 850억 달러로 약 72%나 쪼그라들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됐고 핵심 사업 부분을 매각을 진행중이다. 인텔은 재기를 모색중이다. 이르면 내년 말 코드네임 '팔콘 쇼어'라는 새로운 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의 임시 CEO 미셸 홀트하우스는 "이것은 우리의 AI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한 좋은 첫걸음이다"고 기대했다.

다트머스대 MBA 교수 폴 아르젠티는 팻 겔싱어 CEO가 해임된 후 "더 혁신적인 사람이 AI의 흐름을 예견했다면 인텔의 미래가 바뀌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CNBC는 "두 반도체 기업의 올해 행보를 보면 몇 가지 중요한 결정이 어떻게 수천억 달러 또는 수조 달러의 시총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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