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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국힘 "崔, 재판관 임명은 월권" … 일방적 발표에 당정 간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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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당정협의 등 파열음 지속될 우려
우원식 의장,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2명을 임명하자 여당인 국민의힘이 발끈하고 나섰다. 최 권한대행이 임명할 권한이 사실상 없는데도 여당과 조율을 거치지도 않은 채 국무회의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건 '지극히 개인적 판단'이라고 본 것이다. 특히 여당은 최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으로 그동안 여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유지해온 대통령 권한대행의 소극적 권한을 넘어서는 '월권'으로 보고 있어 향후 당정협의를 비롯해 정부·여당 간 불협화음이 지속될 우려를 낳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무회의에서 충분히 논의 후 결정했으면 헌법원칙에 부합할 텐데 과정을 생략하고 본인 의사를 발표한 것은 독단적 결정 아니었나 이렇게 보이고, 거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헌법에는 중요한 사항에 대해 국무회의 심의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은 소극적 현상유지에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책임과 평가를 피하지 못하고 언젠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정국 지속에 따른 국정혼란의 수습과 민생안정에 매진해야 하는 집권 여당으로선 당장 당정 간 파열음으로 비치는 모양새는 피해야 하겠지만, 최 권한대행이 여당과 조율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 아주 중요한 요건인 재판관 임명을 독단적으로 강행한 것은 그냥 두고보지 않겠다는 뉘앙스가 깔려 있다.

국민의힘은 최 권한대행이 주문한 남은 1명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위한 여야 협의에도 선을 그었다. 권 비대위원장은 "지금으로선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국정혼란을 조기에 수습해야 할 정부·여당이 재판관 임명 건을 놓고 파열음을 내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비판적으로 비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부담이다.

본회의 의사일정의 키를 쥔 우원식 국회의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우 의장 역시 최 권한대행의 결정이 국회 고유의 헌법재판관 선출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도 강력히 반발하는 모양새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 전원은 이날 최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한 최 권한대행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면서 "최 대행은 한덕수 총리의 기조를 유지해야 했다. 권한대행의 대행은 정치적 판단에 대해선 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기준이 기존 6인 중 6인 전원 찬성에서, 8인 중 6인 찬성으로 완화됐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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