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츠동이란 돈가스 위에 간장 베이스 국물로 졸인 양파와 계란 반숙을 얹어 먹는 덮밥이다. 일부러 오래 끓이지 않고 계란을 반숙으로 익히는데, 이건 일본인이 날달걀을 밥에 얹어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살짝 끓여낸 가츠동은 바삭한 튀김옷의 식감이 아직 살아 있고, 일본인은 그 절묘한 식감을 좋아한다. 일식의 주재료인 간장으로 만드는 가츠동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먹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일본 현지 돈가스집에서는 돈가스 정식과 가츠동이 양대 산맥과 같은 기본 메뉴다. 가볍게 한 끼를 먹고 싶은 사람은 가츠동을 선호한다. 보통 돈가스 정식보다 단품으로 나오는 가츠동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가츠동을 일종의 패스트푸드처럼 먹곤 하는데, 먹을 때도 그릇을 들어 입 가까이 갖다 대고 단숨에 후루룩 ‘흡입’한다. 필연적으로 회전율이 높아지니 가게 입장에서도 이득이라고 한다.
반면, 한국에 진출한 모 일본 가츠동 체인점은 몇 년 영업하다가 텐동(일본식 튀김덮밥) 체인점으로 업종을 바꿨다. 이를 보면 한국에서 가츠동이 인정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지금도 일식집이 한국에 늘고 있지만, 가츠동은 새롭지 않아서인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서 텐동이 몇 년 새 인기를 끌었듯이, 오래된 음식이 새롭게 재발견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 사랑받는 가츠동 스타일이 한국에서도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한국에서도 가츠동의 위상이 높아지길 기대해본다.
[에노모토 야스타카·'진짜 도쿄 맛집을 알려줄게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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