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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샤오미, 법인 세우고 ‘외산폰 무덤’ 韓 정조준… 통신사 오프라인 판매망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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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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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샤오미가 최근 한국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강점인 샤오미가 삼성과 애플의 독주로 고착화된 국내 단말기 시장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샤오미가 ‘외산폰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이동통신사를 활용한 오프라인 판매망 확대 없이 기존 온라인 판매 전략을 고수할 경우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에 한국 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이하 샤오미코리아)’를 세우고, 12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샤오미코리아는 조만간 서울 지역에 자체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 1호점을 열고, 자사 스마트폰 제품 판매망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샤오미는 삼성전자, 애플과 경쟁하는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조사한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9%, 애플이 17%, 샤오미가 14%였다. 하지만 같은 시기 한국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80%, 애플이 19%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샤오미, 모토로라 등 기타 외산폰의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2018년 한국 총판을 통해 국내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몰 판매가 중심이었고, 일부 제품은 통신 3사의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제품군도 10만~20만원대 일부 저가형 제품에 그쳐 프리미엄 제품 중심인 한국에서 영향력을 넓히지 못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한국 총판을 통해 국내 통신사들과 유통 문제를 풀려다 보니 협상력에서 한계가 있었다”면서 “국내 단말기 시장에서 샤오미의 성공은 국내 통신사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달렸다”고 했다.

일각에선 단통법(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폐지가 샤오미가 통신사 유통망을 확보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단통법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단말기 보조금(통신사와 제조사가 공동부담)의 한 축인 제조사 경쟁이 사라진 점이 통신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새로운 경쟁자를 시장에 진입시켜 제조사 보조금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게 통신사 이익에 더 부합할 수 있다”며 “일종의 ‘메기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통신사 중 한 곳이 먼저 샤오미의 손을 잡아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사들이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삼성과 애플의 고가 단말기에 대거 풀 경우, 중저가 단말기와 중저가 요금제 사용자에 대한 지원 부실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샤오미의 투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샤오미를 오프라인 유통망에 편입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대식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소장은 “통신사와 제조사간 폐쇄적인 유통 네트워크가 오랜 기간 변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외산폰이 한국에서 실패했던 이유가 오프라인 유통망의 부재였는데, 샤오미의 노력 만으로는 기존 관행을 깨고 통신사로부터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애플의 국내 최신 단말기는 대부분이 5G(5세대 이동통신) 단말기라, 샤오미의 중저가 4G(4세대 이동통신)폰이 자급제폰 중심인 알뜰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자급제폰 사용률은 2021년 20.4%에서, 지난해 3월 33.7%까지 늘었다.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사업 전략 등을 수립한 이후 조만간 공식 출범을 알릴 계획”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중저가 모델부터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다양한 제품을 한국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신사를 통한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는 현재로선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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