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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13년만에 동반흑자 조선업계…친환경 선박으로 올해도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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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동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과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 HD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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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올라탄 국내 조선 3사가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선 업계가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거란 분석이 나온다.

2일 조선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 모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조선 3사의 동반 흑자는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420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전년 동기(2823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567억원, 4747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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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조선 3사의 동반 흑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운 운임이 오르며 신규 선박 수주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조선·해운 시황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신규 수주량을 1억1400만 GT(총 톤수), 수주금액은 1970억 달러(약 289조원)로 전망했다. 전망치대로라면 수주량은 지난 2013년 이후, 수주액은 지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이 가운데 국내 조선사는 358억 달러(약 53조원)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뤄졌던 신규 수요가 반영돼 선박 발주가 늘었다”라며 “전형적인 업황 호황기의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실적은 LNG와 MRO



국내 조선 업계의 호황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핵심은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선이다. 지난 2023년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운산업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탄소 규제를 강화하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선박 기술력을 앞세워 친환경 선박을 선별 수주하는 전략을 취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LNG선 383만CGT(표준선 환산톤수)을 수주해 글로벌 수주량의 45.6%를 차지했다. LNG선은 석유·석탄 등 다른 에너지원 선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20~25% 적지만 가격이 2억6000만 달러(약 3815억원) 대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LNG선 수주에 힘입어 국내 조선업은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까지 좋은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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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는 친환경 LNG 선박을 앞세워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2024 국제해양플랜트 전시회'에서 삼성중공업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선박 모형을 둘러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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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선박 보수·수리·정비(MRO) 사업 전망도 밝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공언한 이후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7월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를 체결해 향후 5년간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군함과 상선에 대한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 조선업의 입지가 커졌다”라며 “해외 주요 국가와의 파트너십은 국내 조선업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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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국을 상대로 하는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은 국내 조선업계의 중장기 선장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은 지난 9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이 창정비 수행을 위해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한 모습. 사진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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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선박 집중…기술 격차 벌려야



모처럼의 동반 흑자에도 국내 조선업이 여유롭기만 한 상황은 아니다.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기술격차를 벌려야 하는 것이 숙제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월 ‘조선산업 친환경발전 개요’를 발표하며 2025년까지 글로벌 친환경 선박의 50%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대한조선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명현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5~6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이 LNG선을 만든다고 하면 국내에서 각종 자재를 수출했기 때문에 이익이 됐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암모니아 선박 등 친환경 선박의 기술 격차를 벌려서 고부가가치 수주로 승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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