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증권 및 전신 사기 등 9개 혐의…보석없이 구속 상태서 재판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 핵심 인물이자 최근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테라폼랩스 창업자 권도형 씨가 2일(현지시각) 미국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사진은 권씨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경찰청에서 조사받고 나오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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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 핵심 인물이자 최근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테라폼랩스 창업자 권도형 씨가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일(현지시각) AP 등에 따르면 권씨 측 변호인단은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상품, 증권 및 전신 사기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권씨는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 외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권씨는 보석 없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데 동의했으며, 심리 후 브루클린의 연방구치소에 수감됐다.
권씨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테라폼랩스에 400억달러(약 58조원)를 투자하도록 전 세계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는 2021년 5월 테라 가치가 기준치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테라 프로토콜'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자동으로 회복됐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테라폼랩스와 계약한 투자회사가 테라를 몰래 사들여 가격을 부양한 '시세조종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권씨의 이런 허위 주장으로 개인·기관투자자들이 테라와 연동된 가상화폐 루나를 사들이도록 했고,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의 가치는 2022년 초 500억달러(약 73조6000억원)까지 치솟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테라와 루나 가격은 폭락했고 이는 권씨의 말을 믿고 두 화폐를 사들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 약 1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2023년 3월 23일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됐다. 권씨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복역했고, 한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에 권씨에 대한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몬테네그로 고등법원과 항소법원은 한국의 인도 요청 공문이 미국보다 먼저 도착한 만큼 권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복수의 국가가 범죄인 인도를 두고 경합하는 경우, 인도국은 법원이 아닌 법무부가 결정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권씨는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몬테네그로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4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권씨는 지난해 12월 31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미국 사법 당국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인계됐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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