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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부서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아파트
러시아군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전쟁에 대비해 양국의 목표물 160곳을 타격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서방 언론 보도가 눈길을 끕니다.
영국의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러시아의 기밀문서를 인용해 사흘 전(지난달 31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전쟁이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상정해 마련한 가상의 전쟁시나리오입니다.
물론 10년 전 작성된 옛 기밀문서를 인용한 보도지만 러시아 서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우크라이나전을 생각하면 쉽게 지나칠 내용은 아닙니다.
보도에 인용된 기밀문서는 러시아 동부 국경에서의 잠재적 무력 충돌에 대비한 장교훈련을 위해 2008∼2014년 만들어진 29개 비밀 러시아 군사 파일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2013∼2014년 회람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여전히 러시아군 전략에 유효하다는 게 FT의 분석입니다.
그 근거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고 나토와 한층 격화된 대립을 추구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시아는 아주 중요한 지역이 됐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천㎞ 떨어진 북한의 군병력 1만 명 이상을 전쟁에 끌어들였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윌리엄 앨버크는 FT에 러시아군 기밀문서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은 "유럽과 아시아의 전장이 직접적이고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기밀문서 내용을 보면 러시아군은 나토와 전쟁이 벌어지면 동부 국경이 동아시아 지역 주둔 미군과 미 동맹국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것을 우려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는 각각 2만 8천 명과 5만 4천 명 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스팀슨센터의 앨버크는 "러시아가 에스토니아를 기습 공격하려 한다면 일본과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과 지원 병력을 공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에스토니아는 옛소련의 지배를 받은 적 있는 발트해 3국 중 하나로 지금은 나토 회원국입니다.
한일 양국의 공격목표물 160곳 가운데 82곳은 지휘 통제시설과 레이더기지 같은 군사시설이고, 나머지는 도로와 다리 같은 사회기반시설인 점도 주목됩니다.
한국에서는 다리들이 주요 표적에 올랐고, 포항 제철소와 부산의 화학공장 같은 산업시설도 구체적으로 거명됐습니다.
일본에서는 혼슈와 규슈섬을 이어주는 간몬터널 같은 주요 교량 이외 원자력발전소 13곳이 포함됐습니다.
공격 목표물에 도로와 다리, 공장 등이 포함된 것은 작전지역에서 병력 재집결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러시아군이 공격목표물을 정하면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군의 지휘통제 벙커 2곳에 대한 설명에는 벙커 방어를 돌파하는 데 필요한 병력추정치까지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군이 한국과 일본의 영공 방어 태세를 탐색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폭격기들을 출격시킨 내용도 기밀문서에 담겼습니다.
한참 철 지난 가상 전쟁시나리오라고 치부하기엔 그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고 체계적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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