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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전국민에 희망 준 새찬·새강이 형제...5남매 이른둥이 중 건강하게 먼저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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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드문 자연임신 다섯쌍둥이
몸무게 1kg도 안되게 태어나 인큐베이터로
석달 만에 건강하게 회복해 아빠랑 집으로


매일경제

3일 새찬이와 새강이 형제의 퇴원을 기념해 부모님과 서울성모병원 의료진들이 기쁨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둥이 중 둘째 새찬이는 3개월새 몸무게가 3.394㎏로, 셋째 새강이는 3.077㎏로 늘었다. 아직 병원에 남은 새힘이, 새별이, 새봄이도 빠른 시일 내에 퇴원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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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둘이 처음 만나네요.”

서울성모병원에서 태어난 다섯쌍둥이 중 남아 형제가 3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3개월 전 동시에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신속한 처치가 필요해 신생아중환자실 A, B 유닛에 각각 입원해있던 형제가 이날 함께 집에 가게 된 것이다. 오둥이 아빠 김준영씨는 떨어져 지내던 아이들이 드디어 만났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9월 20일, 전 세계적으로 드문 자연임신 다섯쌍둥이가 많은 관심과 격려 속에 태어났다. 당시 아들인 첫째, 둘째, 셋째는 800~900g, 딸인 넷째, 다섯째는 700g대 체중이었다. 일반적인 신생아 몸무게(3㎏ 내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이들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태명이 ‘팡팡레인저’였던 오둥이 중 둘째 새찬이는 3개월새 몸무게가 3.394㎏로, 셋째 새강이는 3.077㎏로 늘었다. 무럭무럭 잘 자란 덕분에 먼저 집에 가게 됐다. 아직 병원에 남아있는 새힘이, 새별이, 새봄이도 빠른 시일 내에 퇴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오둥이 엄마 사공혜란씨는 임신 20주 때부터 힘에 부쳐 매일 울었다고 한다. 작은 배에 다섯 아가가 자라고 있다보니 엄마는 눕는 것도, 앉아있는 것도 어려웠다. 여기에 합병증으로 일종의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을 진단받아 출산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결국 엄마는 임신 27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했다.

엄마는 출산 후 몸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아가들 면회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매일 모유를 유축한 뒤 얼려서 간호사에게 전달하곤 했다. 그 덕분에 첫째 새힘이는 젖병으로 직접 먹기 시작했고, 새찬이와 새강이도 형을 따라 젖병수유 연습에 돌입했다.

신생아 집중치료는 오케스트라 같아
산부인과와 선천성질환센터 협진으로
서울성모, 섬세한 이른둥이 케어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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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이들 면회를 위해 집에서 막 나섰을 때 병원에서 ‘막내의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다. 막내의 장에 천공이 생겼는데, 구멍의 위치나 크기를 확인하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만약 괴사성 장염이나 태변성장폐색으로 천공이 다발성으로 발생했다면 정상적인 장보다 길이가 짧은 단장증에 걸리거나 인공항문(장루)을 달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의료진의 설명에 부모는 병원에 오는 길 내내 울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정재희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교수 주도 하에 천공이 한곳에만 작게 생겼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부위만 꿰매 고비를 넘겼다.

사공 씨는 “출산을 위해 병실에 누워 있었을 때 병실 밖은 오둥이 분만을 준비하는 의료진들로 분주했다”며 “당시 아기가 한 명씩 세상 밖으로 나올 때마다 통증 때문에 비명이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와중에도 교수님이 출산 과정 내내 ‘할 수 있다’며 손을 꼭 잡아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신 37주가 되기 전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선 출생 체중이 2.5Kg에 못 미치는 아이가 늘고 있다. 몸무게가 1kg 미만인 초극소 미숙아도 부쩍 자주 보인다.

이런 이른둥이들은 만삭까지 엄마 뱃속에서 크지 못해 주요 장기와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아 감염에 취약하다. 선천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서울성모병원은 이른둥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산부인과와 선천성질환센터의 협진을 통해 치료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신정민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기를 최대한 집중 관찰하면서 만지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미니멀 케어로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세심하게 치료하고 있다”며 “함께 최선을 다해주신 의료진분들과 긴 치료 시간동안 아기를 위해 인내하고 믿어준 오둥이 부모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영아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장은 “미숙아들을 치료할 때마다 ‘내 아이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새찬이와 새강이가 건강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고, 앞으로도 세상에서 더 많이 사랑받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신생아 집중 치료는 오케스트라와 같아, 의사, 간호사, 타과 등이 팀워크를 잘 이뤄 좋은 하모니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미숙아들이 건강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밤낮없이 애쓰는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동료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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