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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서학개미들 안목 좀 볼까”…월가도 올해 잘 나갈 ‘옥석’ 가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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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선호주 톱 10 중 월가가 뽑은 유망주
월가 “MSTR·엔비디아·MS·구글 올해도 달린다”

MSTR, 트럼프 훈풍 탄 비트코인 호재 기대
엔비디아 로봇 사업 진출에 GPU 수요 탄탄
MS, 고강도 비용 감축·클라우드 서비스 순항
구글, 작년 주가 덜 올라 10% 추가 상승 여력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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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엔비디아 오르고 테슬라 떨어진다”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주식들이 새해에는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주식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주식 ‘톱10’을 놓고 월스트리트가 상반된 전망치를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아마존·브로드컴에 대해선 현재 주가보다 목표 주가까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본다. 반면 애플·아이온큐·테슬라·팰런티어에 대해선 현 주가가 이미 월가 목표 주가를 뛰어넘어 잠재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추정한다.

아이온큐를 제외한 9개 종목의 2025년 예상 실적이 전년 대비 모두 크게 개선되지만 2024년에 이미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고, 최근 미국 채권금리 상승 여파로 성장주에 대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동안 서학개미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급격한 매출 성장을 이루는 성장주를 선호했다. 이들의 선호 주식 톱10이 모두 이런 주식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시장 금리 상승은 성장주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와 이런 성장주들이 제공하는 상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운다. 최근 이런 성장주에 대한 월가 목표 주가 상향 속도가 둔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기업 주가 전망은 본업보다 부업에서 나왔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비트코인을 단일 기업 중 가장 많이 가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로봇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이미 장악한 엔비디아는 그 독특한 투자 매력 덕분에 투자자들이 2025년에도 포트폴리오에 공격적으로 담을 주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MS와 구글의 경우 2024년에 빅테크 중 주가가 덜 올랐지만 새해 실적은 탄탄하다는 점 때문에 저평가 매력을 뽐내고 있다.

◆월가가 84% 더 오른다고 점찍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블룸버그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 보관 금액(2024년 12월27일 기준) 기준 선호 주식 10곳 중 현재 주가 대비 월가 목표 주가까지 상승 여력이 가장 높은 곳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83.9%)다. 월가 투자은행 8곳은 이 주식의 향후 12개월 내 도달할 수 있는 평균 목표 주가로 557달러를 제시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지난달 30일 주가는 302.96달러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가 해당 주식의 현재 주가와의 차이는 괴리율로 표시된다. 그러나 월가에선 이 격차를 ‘잠재 수익률’로 표현할 만큼 시장에서 실적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다만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해선 월가도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 정도로 ‘초고위험도 주식’으로 분류된다.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막대한 비트코인 보유량과 우량 기업 지수(나스닥100) 편입 효과를 거론한다. 1989년 설립된 이 상장사는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의 진두지휘하에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사업이란 본업과 2020년부터 시작된 비트코인 사 모으기 부업으로 요약된다. 본업보다는 다소 위험한 부업에 집중하면서 2024년 주가 수익률이 300%가 넘었다.

월가에선 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시가로 회계 장부에 반영할 경우 이 ‘투잡 기업’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이런 움직임에 편승하듯 마이클 세일러 CEO는 공격적인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이제 코인 보유량은 43만9000개에 달한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은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재이지만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무한한 성장성에 더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투자한다는 것은 코인에 간접투자를 한다는 의미”라며 “이 회사가 나스닥100 지수에도 편입된 만큼 이 지수를 산다면 코인 익스포저(노출)를 낮추면서 코인 투자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 새 이 기업 주가가 무너지고 있는데 그 두 가지 리스크로는 CEO가 코인 매입량을 과거보다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과 여전히 적자기업이란 점이다. 코인 매입 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와 연관이 깊다고 분석한다.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데 2025년 예상 주당 순이익(EPS)은 -0.02달러다. 이는 지난해 -3.07달러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브로드컴·AMD의 추격? 로봇으로 더 달아난 엔비디아

최근 한 달(2024년 12월2일~30일)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0.8% 떨어졌지만 경쟁자로 부상한 브로드컴은 41.5%나 올랐다. 엔비디아는 AI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등 주인 반면 브로드컴은 구글이나 아마존 등 빅테크 맞춤형(커스텀) AI 칩 설계 1등 주로 대조된다. 최근 비용 절감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값비싼 GPU 대신 저렴한 커스텀 칩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를 ‘찻잔 속의 태풍’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커스텀 칩은 빅테크들의 자체 수요를 충족시키는 수준이지만 GPU는 전 세계 수요가 여전히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2026 회계년도(2025년 2월~2026년 1월) 예상 매출은 1976억63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2.8%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브로드컴은 같은 기간 매출이 18.7%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주당순이익(EPS)은 2.94달러에서 4.41달러로 역시 50%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엔비디아의 EPS 추정치를 계속 올리는 이유는 기존 GPU가 잘 팔릴 것이란 기본 전제에다 최근 신사업으로 내세운 로봇 사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1년 내 엔비디아 목표주가는 173.07달러다. 이는 현 주가 대비 25.9%의 잠재 수익률을 뜻한다. 여기엔 엔비디아가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비전이 모두 좋은데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도 꾸준히 하면서 EPS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은 EPS 계산 시 분모인 주식 수를 줄여준다. 엔비디아는 2023년에 2000만주의 주식을 소각해 EPS를 올렸다.

최근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소형 컴퓨터의 최신 버전 ‘젯슨 토르’를 올 상반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월가에선 AI의 종착지가 결국 로봇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로 ‘인간의 뇌’를 대체한 데 이어 물리적인 움직임을 로봇이 대행하며 대량 생산과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넘게 로봇 사업을 진행해왔고 2025년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까지 내놓게 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BCC는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가 현재 780억 달러이지만 향후 5년 이내에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존 AI 칩에선 AMD의 도전을 받고 있고, 빅테크 물량을 브로드컴에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로봇 등 신사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 중 88%가 GPU 등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나오고 있어 특정 사업 의존도가 높다.

◆몸집 줄이고 ‘똑똑한 구름’에 탄 MS

새해에는 MS가 메타플랫폼(메타)의 길을 걸을 것이란 월가 전망도 나온다. 메타는 가상현실 분야 사업에 대한 과감한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SNS) 본업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주가가 70% 올랐다. MS 주가 상승률은 10%대에 그쳤다.

챗GPT와 코파일럿처럼 실제 돈을 버는 AI 사업을 하는 MS의 주가수익률 치곤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MS는 신사업에 속하는 AI 서비스에 대해 차근차근 유료화를 밟으면서 기존 주력 사업의 역량을 키우는 전략으로 선회 중이다. MS 사업 중 마진율이 높은 부문은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자본력이 부족한 일반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도 유연하게 컴퓨팅 자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스트럭처다. AI 사업을 구동하려면 클라우드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마존(AWS)과 MS(애저), 구글(구글클라우드)이 ‘클라우드 삼국지’를 펼치고 있다.

최근 판도는 MS가 단연 눈에 띈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3분기 기준 2022년과 2024년 점유율 변화에서 1등 사업자 AWS는 2%포인트 하락했지만 애저와 구글클라우드는 각각 3%포인트, 1%포인트 올랐다. 이는 MS의 EPS 추정치를 상향시키는 근거가 되고 있다.

2025년 예상 EPS는 13.07달러로 전년 대비 10.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EPS 상승의 또 다른 근거는 구조조정이다. 상대적으로 돈이 되지 않는 게임 사업부 몸집을 줄이고 있다. MS는 2024년 초에 게임 사업부에서 1900명을 정리해고 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도 650명을 추가로 감원했다. 회사 측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월가는 2025년 MS 목표 주가를 503.51달러(투자은행 51곳 평균)로 제시하고 있다. 현 주가 대비 18.5%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구글 역시 구조조정과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따라 현 주가와 목표 주가 비교 시 잠재수익률이 10.5%로 계산됐다. MS와 구글 모두 2024년에 다른 빅테크보다 덜 올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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