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 예상치 작년과 같은 수준
신차 대부분 전기차인데
충전기 부족, 화재 우려는 계속
현대차 아이오닉9, 기아 EV3 준비
BYD, 저렴한 전기차로 상륙
신차 대부분 전기차인데
충전기 부족, 화재 우려는 계속
현대차 아이오닉9, 기아 EV3 준비
BYD, 저렴한 전기차로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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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KG모빌리티(KGM) 등 완성차 4개사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급격히 얼어붙은 내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높은 가계부채,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
문제는 올해도 한국 자동차 내수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가와 금리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우려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쪼그라드는 국내 내수시장에 중국 BYD 등 완성차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면서 업체 간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 전문기관들은 올해 한국 자동차 판매시장 규모를 165만~166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현재 막바지 집계 중인 2024년 판매량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경기 둔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계부채,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의 불안정 등에 전기차 캐즘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 시장이 성장할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두 해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전기차 시장은 올해도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충전기 부족으로 인한 전기차에 대한 피로감에 더해 배터리 화재 시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다는 공포감이 소비자들이 전기차로부터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준비한 신차 대부분이 전기차라는 점이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개발을 시작한 전기차들이 이제 양산될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해둔 다른 신차가 없으니 인기가 없더라도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이라며 “이에 더해 유럽연합(EU) 등이 정한 탄소 배출 의무 기준을 맞추려면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해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공개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국내에 출시한다. 공개 당시 우아한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 주행거리 등으로 외신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같은 평가가 판매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특히 가격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아직 아이오닉 9의 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먼저 출시된 기아의 동급 차량인 EV9과 비슷한 7000만~8000만원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는 준중형 세단을 대체할 ‘EV4’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5’ 출시를 저울질 중이다. 대중적인 전기차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들 역시 출시 가격이 성패를 가름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가 올해 출시를 준비 중인 유일한 신차는 준중형 전기 SUV ‘세닉’이다. 프랑스에서 직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KGM은 오랜 기간 공들여 개발한 전기 픽업 트럭인 O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 한국GM도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형 SUV ‘이쿼녹스 EV’의 수입판매를 저울질 중이다.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브랜드는 본격적인 판매를 눈앞에 둔 BYD다. BYD코리아는 어떤 모델을 출시할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소형 SUV ‘아토3’, 중형 세단 ‘씰’, 해치백 ‘돌핀’ 등이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차량의 중국 내수가격은 현대차·기아 동급 모델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적절한 가격으로 출시할 경우 전기차 시장을 넘어 한국 자동차 시장 전체를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가뜩이나 전기차 시장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저가 전기차를 앞세운 BYD가 들어오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차지한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며 “국산 전기차를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수입차 업체들도 다양한 신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국내 시장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EQS’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며 아우디는 ‘A6 e-트론’을, 포르쉐는 ‘마칸 EV’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볼보는 소형 전기 SUV ‘EX30’과 준대형 전기 SUV ‘EX90’ 출시를 준비 중이며, 폴스타도 준대형 전기 SUV ‘폴스타3’ 출시를 준비 중이다. BMW코리아는 준대형 전기 SUV인 ‘iX’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심각한 국내 판매 부진을 겪은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4.2% 감소했다. 중견업체인 KGM은 25.8%, 한국GM은 35% 감소라는 초라한 내수시장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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