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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축적된 시간의 안식, 안정감의 함정…빌 비올라 '무빙 스틸니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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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비올라 사후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국제갤러리서 26일까지

뉴스1

국제갤러리 K3 빌 비올라 개인전,《Moving Stillness》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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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약간의 파동과 움직임에 강직하고 불변하는 이미지 속 산이 일렁인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산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빌 비올라는 영상 작품 'Moving Stillness: Mount Rainier 1979'를 통해 보통은 정적이고 단단한, 시간의 기념비로서 존재하는 산을 취약하고 불안정한 이미지로 제시해 이미지로서의 산이 갖는 성격을 고찰하도록 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보며 작가가 제안한 '흔들리는 산'의 모습을 통해서 안정감의 함정에 대해, 한편으로는 시간의 축적이 건네는 안식에 관해 생각한다.

빌 비올라는 '무빙 스틸니스'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 대해 "산이라는 이미지는 일견 견고하고 변함없는 상수의 성격을 띠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상수로서 성격은 일련의 요소들이 그 순간 우연으로 맞아떨어진 결과일 뿐이며, 각 변수는 제각기 독립적이고 끝없이 가변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빌 비올라는 어린 시절 호수에 빠져 거의 익사할 뻔한 찰나의 순간, 수면 아래에서 빛과 아름다움을 목격한다. 이는 그의 작업 세계에서 초월적인 차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작품 'The Reflecting Pool'은 숲속의 연못을 드나드는 움직임을 담은 작품이다. 빌 비올라는 작품에서 물을 정신적 재탄생의 매개체로 은유하고 규정한다.

'무빙 스틸니스'와 마찬가지로 관람객은 수면의 반사체, 일렁이는 물결들을 통해 의식의 여러 층위를 아우르며 시공간에 대한 대안적 인지 방식을 재고한다.

자신이 자신의 삶을 뜻대로 살 수 없는 것은 삶이 무한한 변수로 가득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무수한 변수 안에서 균형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인생의 여정이라면, 이번 빌 비올라 전시는 각자의 인생에서 고유한 상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26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빌 비올라의 개인전 'Moving Stillness'는 지난해 7월 작가 작고 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전시이다. 전시에서는 두 작품 외에도 'Information', 'Four Songs', 'Ancient of Days'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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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K1 2층 빌 비올라 개인전, 《Moving Stillness》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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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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