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7 (화)

국내 주가 반등, 환율에 달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8원 오른 1468.4원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 뒤 원-달러 환율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대 환율을 볼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의 불안 요인은 대내외 곳곳에 있다. 물가 리스크로 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과 함께 트럼프 2기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독일을 포함한 유로 경제는 침체와 사투를 벌이고 있어 유로화 가치는 반등보다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 중국 경제, 특히 중국 내 디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도 추가 하락 위험에 노출돼 있다. 더욱이 트럼프 2기 고율 관세 정책 방어 차원에서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자발적으로 절하시킬 가능성도 있다.



대내적으로도 정치 불확실성 지속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025년 성장률을 1.9%로 전망한 데 이어, 정부는 이보다 더욱 낮은 1.8% 성장률을 제시했다. 정부마저 1%대 성장률을 전망한 것은 국내 경기가 직면한 저성장 및 불확실성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하게 한다.



연일 치솟는 환율 흐름만 보면 비관론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융시장이나 경기가 예측한 것처럼 흘러가지 않았던 사례도 많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장 어두운 새벽을 지나고 있을지 모른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외톨이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력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내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국내 주식시장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환율도 투자자 이탈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



한겨레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추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주력 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환율이라도 안정된다면 외국인이 국내를 보는 시선도 변화할 여지가 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 즉 원화 가치가 추세적 상승 국면으로 전환할 때 국내 주가도 동반 반등 추세를 보여왔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흐름에서 소외되기 시작했던 지난해 8월 이후 거래소 기준으로 외국인은 약 23조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매도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전환된다면 환차익 기대감만으로도 외국인의 투자 패턴은 순매수로 전환될 수 있다. 국내에서 이탈한 서학 개미 자금 역시 환율이 안정될 경우 일부 한국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설사 서학 개미 자금이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국내 자금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 현상은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기는 쉽지 않은 여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상반기 중 상당 부분 해소되고 강력한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국내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미 낮아진 기대 수준보다 국내 경기 흐름이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안정을 찾을 것이다. 동시에 국내 증시의 외톨이 현상도 해소될 수 있다. 경제와 증시의 거울인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 언제쯤 변곡점을 나타낼지를 주시해야 한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