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일임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한 6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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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 44명이 6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1차 표결에 불참하거나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친윤석열계(친윤), 대통령실 출신 의원들이 주축이 됐다. 비상대책위원,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 일부 지도부 인사도 참석했다. 당내에서도 탄핵 정국에서 친윤 정당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의원 44명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부터 하나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날 오전 7시에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기현 의원은 “저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원천무효 영장을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 자리에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오전 6시40분쯤 한꺼번에 관저 안으로 이동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대응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 지도부 인사들도 참석했다. 비상대책위원인 임이자 의원,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인 강명구 의원,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최은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임 의원의 참석에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지도부 전체 의사로 비칠 수 있으니 자중해달라”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입장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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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앞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친윤계로 분류된다. 다수가 윤 대통령 탄핵에 공개 반대하거나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했다. 대표적인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이철규·윤상현 의원이 관저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후보로 당대표에 출마해 당선됐던 김기현 의원, 윤 대통령의 ‘술친구’로 알려진 박성민 의원, 대선 캠프와 인수위원회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김정재·박대출·서일준·이상휘 의원 등도 참석했다. 대통령실 출신 중에서는 강명구 의원을 비롯해 강승규, 김은혜, 임종득, 박성훈, 조지연 등이 관저 앞에 왔다. 이들 중 장동혁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달 4일 오전 비상계엄령 해제를 위한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다.
지역별로는 경북 의원들의 참석률이 높았다. 다른 지역에서 2~4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데 비해 경북은 국회의원 13명 중 10명(77%)이 나왔다. 대구는 12명 중 5명, 경남은 13명 중 7명이 참석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나경원·조은희 의원, 인천 윤상현 의원, 경기 김선교 의원 정도만 관저 앞을 찾았다. 김장겸·박충권·조배숙 의원 등 비례대표 의원들은 7명이 참석했다.
영남권 의원들의 참석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해당 지역 친윤 공천·당선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핵관·친윤 의원 대부분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정당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본인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기현, 나경원, 유상범, 장동혁, 정점식 의원 등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들은 영장심사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여당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자 보수 지지층이 많은 영남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집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4.5%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당 조직부총장인 김재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국회에서 민주당이랑 갑론을박을 해야지 우리가 광장정치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가버리면 국정도 더 혼란할 것 같고, 국민들도 불안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6선 조경태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며 “주인인 국민을 지키려고 하고 국민을 위해서 노력해야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이 당연함이 지금 국민의힘에는 깨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당내 관계자는 기자에게 “의원들이 너무 많이 참석해 당 차원의 윤 대통령 지키기처럼 보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에서 “적법한 영장의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현행범”이라며 “내란 행위에 국가 공무원인 경호처가 찬동을 해서 주도적인 헌법 위배 행위를 하고 있고 거기에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면 다 잡아넣어야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통령 관저 앞을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강명구(경북 구미시을) 강민국(경남 진주시을) 강선영(비례) 강승규(충남 홍성군예산군) 구자근(경북 구미시갑)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김기현(울산 남구을) 김석기(경북 경주시) 김선교(경기 여주시양평군) 김승수(대구 북구을) 김위상(비례) 김은혜(경기 성남시분당구을) 김장겸(비례) 김정재(경북 포항시북구) 김종양(경남 창원시의창구) 나경원(서울 동작구을) 박대출(경남 진주시갑) 박성민(울산 중구) 박성훈(부산 북구을) 박준태(비례) 박충권(비례) 서일준(경남 거제시) 서천호(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송언석(경북 김천시) 엄태영(충북 제천시단양군) 유상범(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이달희(비례) 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이상휘(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이종욱(경남 창원시진해구) 이철규(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임이자(경북 상주시문경시) 임종득(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장동혁(충남 보령시서천군) 정동만(부산 기장군) 정점식(경남 통영시고성군) 조배숙(비례) 조은희(서울 서초구갑) 조지연(경북 경산시) 최수진(비례)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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