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관저 긴장 고조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해 공조수사본부 차원의 영장 2차 집행 시도가 초읽기에 들어간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친윤 단체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체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재발부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수백명의 친윤 시위대가 몰려와 밤샘 집회를 이어갔다. 8일 오후가 되자 시위대 규모는 수천명 규모로 늘어났다.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진 8일 오전 6시쯤 한남대로에는 6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천막과 텐트에 박스를 깔고 은박 비닐, 현수막 등을 두른 채 동이 트길 기다리고 있었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신자유연대 등을 중심으로 한 친윤 시위대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붉은 경광봉을 흔들며 “지금은 전쟁 상태” “대한민국을 지켜라”고 외쳤다.
8일 오후에는 친윤 시위대의 규모가 81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까지 늘어났다. 인도에만 있던 시위대는 도로까지 밀려와 2개 차로를 점거했다.
오후 3시에는 반윤 단체 50여명이 한남대로를 찾아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하라”고 외치며 맞불 집회를 이어갔다. 찬반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바리케이드를 두고 욕설과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으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대가 “관저 앞을 막지 말라”며 항의하거나 반윤 시위대가 친윤 시위대를 경찰에 신고하는 혼란도 있었다. 경찰은 이날 한남초교 육교 앞부터 관저 입구 인근의 통행을 제한했다. 이에 50여명의 친윤 시위대가 경찰에 “관저 앞을 막지 말라” “공산 국가에서 살고 싶은 거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반윤 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집회 현장에 수레를 버리고 간 다음 “친윤 시위대가 내 물건을 빼앗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지난 밤부터 집회를 하지 못하게 꼼수를 쓰는 상대 측 시위대가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이날, 시위대들을 추위로부터 지키려는 물품 후원이 끊이질 않았다. 한남초 인근 골목에는 라면, 핫팩 등이 들은 택배 박스가 수십개 쌓여 있었고, 자원봉사자들은 라면을 끓여 시위대에게 나눠줬다. 커피 차, 분식 트럭, 난방 버스 등도 동원됐다.
한 친윤 단체에서는 “밤 동안 카페를 대관했으니 몸 녹이며 시위하라”며 “다만 우파만 검열하니 좌파는 오지 말라”고 공지했다.
대통령 관저는 여전히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3일 체포 시도가 무산된 뒤 관저 입구에는 철조망이 설치됐고, 관저 출입을 막던 차벽도 늘었다. 관저 입구에는 정문에 1대, 문 안쪽으로 3대 이상의 버스가 주차돼있다.
한편 경찰은 관저 입구를 포함해 한남대로에는 20여대의 버스를 차벽 형태로 배치했다. 앞서 체포 시도가 이뤄진 지난 3일에는 150여대의 버스가 배치됐다.
[김혜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