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하루 휴장하고 10일(현지시간) 개장하는 미국 증시가 중요한 시험대를 맞는다.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고용지표다.
이날 나오는 고용지표는 최근 장기물 중심의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미국 증시가 방향을 잡아가는데 중요하다.
지난해 12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동결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며 국채수익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최근 3개월간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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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취업자수 증가폭 15.5만명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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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전문가들은 미국 노동시장이 지난해 12월에도 지금까지처럼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의 취업자수는 15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월(11월) 증가폭 22만7000명에 비해 줄어든 것이지만 실업률을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기에는 충분한 일자리 증가세다.
고용 증가폭은 지난해 내내 서서히 둔화돼 왔고 전문가들은 올해는 15만명 안팎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8일 "노동시장이 지금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9일 "2년 전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뜨거웠던 노동시장이 질서정연하게 냉각되면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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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실업률 4.2% 유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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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다음 정책 행보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취업자수 증가폭보다 실업률에 주목해야 한다. 연준이 지난해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통상적인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를 내린 것은 실업률 상승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실업률은 2023년 봄 3.4%로 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 7월에는 4.3%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후 4.1~4.2%로 내려왔고 지난해 12월에도 실업률은 4.2%로 유지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비 0.3%. 전년비 4.0%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해 11월의 0.4%에 비해 둔화된 것이고 전년비 상승률은 전월과 동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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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인건비, 인플레 원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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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위원들은 최근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건비가 최근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고 보스턴 연은의 콜린스 총재도 현재 노동시장의 상황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현재 연준이 실업률에 주목하는 이유는 실업률이 예상 이상으로 뛰어오른다면 경기 연착륙 기조를 보호하기 위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이 갑자기 큰 폭으로 반등할 조짐은 보이지 않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는 15일에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를 비롯한 물가지표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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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이평선 상회 종목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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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연준이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사실상 횡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이 증시 상단을 압박하고 있다.
감마로드 캐피털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매니징 파트너인 조던 리주토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식과 채권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국채수익률 추가 상승에 대한 두려움이 주식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개월간 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
S&P500지수는 지난해 12월6일에 기록한 사상최고가 6090.27 대비 2.8% 낮은 상태다. 그다지 큰 낙폭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암울하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S&P500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한 기업의 비율은 51.9%로 2023년 11월 이후 1년 2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이 비율은 8일에 소폭 개선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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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테마주 낙폭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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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마운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윌리 델위시는 지난 8일 소셜 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S&P500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수익률이 중간인 주식은 고점 대비 12% 떨어졌고 전체의 4분의 1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S&P500지수가 고점 부근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편입 기업들의 실제 수익률은 훨씬 나쁘다는 지적이다. S&P500지수의 고점 대비 하락률이 크지 않은 이유는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지난해 11월 말 사상최고치 대비 8% 하락해 S&P500지수보다 낙폭이 크다. 지난 8일에는 양자컴퓨팅과 원전 관련주 등 실적 기반 없이 테마로 올랐던 투기성 종목들이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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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 뜨거우면 증시 급락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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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된 상황에서 "비농업 부문의 취업자수 증가폭이 (20만명을 넘어) 예상보다 뜨겁고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같다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8%로 뛰어오르면서 S&P500지수가 2%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너무 강하거나 실업률이 낮아져도 투자자들이 주식 매도세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비농업 부문의 취업자수 증가폭이 예상보다 부진하면 증시가 상승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븐스 리포트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톰 에세이는 투자 메모를 통해 고용지표가 부진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안도감에 증시가 랠리할 수 있지만 이 같은 강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이 경제지표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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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리와 거꾸로 가는 국채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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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의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연준이 정책 금리를 낮췄는데도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미국 재정에 대한 우려 때문일까? 해외 수요 감소 때문일까? 아니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정당하지 않았던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선 장기 국채수익률이 상승한데 대해 국채를 오래 보유하는데 따라 요구되는 추가 수익율, 즉 기간 프리미엄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기간 프리미엄 상승은 인플레이션이 완고해 쉽게 떨어지지 않거나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일 수 있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10일 고용지표 발표를 거쳐 오는 15일에는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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