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예산으로 신인 발굴… 개성있는 조합으로 인기
국내 OTT 드라마에 신인 배우들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스터디그룹’은 배우 황민현(왼쪽)과 이종현(오른쪽)을 비롯해 공도유, 신수현, 윤상정 등 신예들이 써가는 드라마다./티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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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물로 출발했지만 갈수록 십대의 내면 이야기가 공감을 낳는다. 소문을 타며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티빙 드라마 ‘스터디그룹’이다.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만화적 요소를 잘 살려낸 한편, 고민하고 애쓰고 꿈꾸는 고등학생 인물들의 진정성이 사랑받고 있다. 무엇보다 신예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아 요즘 OTT 대작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통통 튄다.
U+모바일tv 드라마 ‘선의의 경쟁’도 신선한 얼굴의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본력에서 앞선 글로벌 OTT와 달리 국내 OTT에선 한정된 예산으로 신선한 얼굴을 발굴해 좋은 반응을 얻는 작품이 나오고 있다.
◇신예들이 활약하는 국내 OTT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는 유명 배우와 제작진이 붐비는 추세다. 송혜교·공유·차승원·이하늬 등 정상급 배우 네 명이 한 작품(넷플릭스 ‘천천히 강렬하게’)에 기용되는가 하면, 최근 ‘오징어 게임2’에도 ‘오징어 게임 1’에 비해 이름 있는 주연급 배우들이 다수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반면 국내 OTT에서는 ‘화려한 캐스팅’ 수식어를 찾기 힘들어졌다. 대신 기시감이 없는 개성 있는 신예들의 등용 통로가 됐다. ‘스터디그룹’은 주목받을 만한 유명 연기파 배우는 없지만 신인 배우들의 조화가 좋다. 폭력이 지배하는 ‘유성공고’에서 싸움 천재인데 공부는 늘지 않는 주인공 ‘윤가민’(배우 황민현)이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친구들과 성장한다. 가수 출신 배우 황민현 외에, 나머지 주인공 ‘김세현’(이종현), ‘이준’(공도유), ‘이지우’(신수현) ‘최희원’(윤상정) 역 배우가 모두 오디션으로 뽑힌 신예다. 이장훈 감독은 “웹툰의 매력을 가져갈 수 있는 캐스팅을 위해 3개월 동안 1500명 공개 오디션을 치렀다”며 “배우 황민현을 제외한 약 40명의 학생 역할 배우를 전부 오디션으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뽑힌 배우들이 배역에 딱 맞는 색깔을 보여줘 원작 웹툰 팬들도 사로잡았다. 해외에는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를 통해 공개돼 첫 주 143국 톱5에 오르기도 했다.
10일 국내 OTT U+모바일tv에서 공개를 시작한 여고생들의 범죄·심리 스릴러 ‘선의의 경쟁’에도 가수 출신 배우 혜리 외에 정수빈·오우리 등 신선한 얼굴들이 나온다. 주인공을 맡은 정수빈의 연기가 예리하고 긴장감 높다. 그 밖에 쿠팡플레이 ‘가족계획’의 배우 이수현, ‘소년시대’ 학생 역의 여러 배우 등 신인들이 국내 OTT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선의의 경쟁’에서 주인공 우슬기를 연기한 신예 배우 정수빈./STUDIO X+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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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급 배우 모인 글로벌 OTT
글로벌 OTT와 비교해 작품 수와 출연진 격차는 확연하다. 넷플릭스도 한때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1’ 등 주연에 신인 배우를 과감하게 기용해 고민시·고윤정·정호연 등 ‘라이징 스타’들을 연달아 배출했다. 이에 비해 요즘엔 검증된 배우가 많이 보인다. 올해 넷플릭스 공개 예정작은 수지, 아이유, 박보검 같은 젊은 스타부터 전도연, 설경구, 소지섭, 김고은 등 매 작품 유명 배우로 채워졌다. 디즈니+ 신작에는 배우 전지현, 강동원, 김수현 등이 참여한다. 영화 시장이 어려워 배우들이 OTT로 걸음한 영향도 있다.
주연에 신인을 쓰면 주목도나 극의 중심을 잡는 힘이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이 주는 효과가 있고 산업에도 활력이 되는 측면이 있다. 새로운 얼굴에 대한 시청자의 갈증 역시 크다. 유명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에 ‘눈호강’이란 반응도 있지만, ‘10~20년 전 주인공이 지금도 그대로 주인공’이라는 불만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터디그룹’ 같은 작품의 선전은 국내 OTT가 고유의 강점을 개발해 승부를 봐야 한다는 방향성도 제시한다. 최근 티빙이 내놓은 일련의 작품들은 선정성이 부각돼 “그런 게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견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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