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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소설 같은 일도 대비”… 경찰 지휘부, 박근혜 탄핵 시위 영상 보며 총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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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신 대비해 투척형 소화 장비도 사용

    조선일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번재판소 출입로 주변에 경찰 버스가 차 벽을 이루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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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경찰이 ‘소설 같은 상황’까지 가정한 대응에 나섰다. 지휘부는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한 차원에서 2017년도 탄핵 시위 영상도 함께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전날 오전 서울 31개 경찰서장과 총경급 지휘부를 긴급 소집해 1시간 30분가량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앞서 지휘부들은 2017년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일 당시 시위 영상 일부를 함께 시청했다. 5분 분량의 영상은 시위대의 돌발 행동 등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직무대리는 “현장을 눈으로 봐야 경각심이 생긴다”고 했다. 영상은 시위대가 차벽을 넘어 난입하고, 경찰 차단선이 뚫리는 상황, 시위대가 기동대 차량을 탈취해서 흔드는 장면 등이 담겨있다.

    박 직무대리는 지휘부 회의에서 “상상 가능한 모든 것을 대비하라” “상상 이상의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등을 예로 들며 박 직무대리는 “설마 이런 소설 같은 일이 벌어지겠느냐 싶은 상황까지 모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보다 상황이 더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최근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서 극우 시위대가 경찰을 뚫고 법원 안까지 난입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를 넘어서는 돌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분신 시도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소화포’(투척형 소화 장비)를 사용할 방침이다. 시위 인파 속에서 소화기 사용이 어려울 시 소화포를 통해 진화 작업에 나선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상황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가능한 모든 돌발 변수를 상정해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구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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