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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 (목)

[르포]소비 침체라던데…인파 몰린 中 프랜차이즈 전시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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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베이징 전시회, 요식·생활서비스 등 업체 참가

중국 디플레 우려 심각, 당정 차원 소비 진작 대책 총력

한국관 마련해 9개 업체 참여, 온·오프라인 中 진출 모색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 프랜차이즈 전시회가 개막한 지난 14일 오전, 행사가 열리는 국가회의중심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매콤한 향과 연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전시회에 참가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방문객들에게 대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저마다 요리에 한창인 탓이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프랜차이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전시관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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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식당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평일 오전 시간대임에도 내부는 수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꼬치나 길거리 음식, 음료 등을 제공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전시관에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1999년부터 매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프랜차이즈 전시회는 중국 상무부 승인을 받은 국가 브랜드 전시회로 요식·도소매·생활서비스 등과 관련한 업체들이 참가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고 싶은 일반 창업 준비자들은 물론 중국 내 총판권을 가질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수요자 등이 방문한다.

지난해 베이징 전시회에는 430개사가 참가해 3만여명이 다녀갔는데 올해는 두배 가량인 800개 이상 브랜드가 참가했으며 방문객도 5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이 내수 소비 침체에 시달리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창업 관심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지원으로 한국 기업들이 ‘한국관’을 조성하고 중국 바이어와 방문객들을 맞았다. ‘생활맥주’ 브랜드로 잘 알려진 데일리비어, ‘땅스부대찌개’ 판매업체인 티에스푸드, 치킨 프랜차이즈 ‘당치땡’ 운영사 바이포엠에프앤티 등을 비롯해 서동메디칼, 상고대, 아이스타, 제이플랫, 브에노메디텍까지 총 9개 업체가 중국을 찾았다.

한국 업체들은 해외에서 참석한 만큼 시식 행사를 여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제품 모형과 소스, 카탈로그 등을 통해 바이어와 관람객 대상으로 적극 홍보를 진행하고 있었다.

티에스푸드는 땅스부대찌개 제품의 중국 가격을 이미 책정해 홍보하고 있었다.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완조리 또는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티에스푸드 관계자는 “부대찌개의 재료도 중국산으로 구성하고 소스도 현지화한 중국식 제품으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3년간 부동산 침체에 따른 지독한 내수 부진을 겪고 있다. 2023년과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2년 연속 0.2%에 머무를 만큼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은 현재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다양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추진 중이다. 올해 전국인민대표대외 업무 보고에서는 소비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지난 16일 ‘소비 촉진을 위한 특별 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국민 소득 개선과 소비 환경 개선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전국적인 후속 조치가 예상된다.

중국의 프랜차이즈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시장조사기업 아이아이미디어에 따르면 중국 요식업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4조3941억위안(약 882조원)까지 감소했지만 이후 반등해 올해는 사상 최대 수준인 5조5635억위안(약 111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프랜차이즈 전시회’ 행사장에 한국관 부스가 마련돼 운영 중이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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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부스를 운영하는 한국 업체들은 중국의 경기가 침체한 상황이지만 내수 경제의 규모가 큰 만큼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데일리비어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싱가포르에 진출했는데 반응이 좋아 이번 전시회에도 참여하게 됐다”면서 “아직 진출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1선도시(베이징 등 대규모 도시) 위주로 중국 시장 진출도 모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포엠에프앤티는 직접 개발한 치킨 소스를 중국 업체를 통해 유통하겠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도 치킨이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한국과 같은 소스로 버무려서 파는 형태는 별로 없는 것 같아 치킨은 물론 다양한 음식에도 사용할 수 있는 소스의 판매를 검토 중”이라며 “오히려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우지 않고 맛으로 평가를 받아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코트라는 중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 업체들에게 중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파트너사 발굴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직영점 파일럿 운영 등을 통해 레퍼런스를 쌓아가는 방법도 있으며, 현지에서 권리 관계나 브랜드 관리 등에 지속적인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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