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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케네디 암살사건’ 전말…트럼프 8만페이지 문서공개로 드러날까 [디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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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리핑(Debriefing:임무수행 보고): 헤럴드경제 국제부가 ‘핫한’ 글로벌 이슈의 숨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정리해드립니다. 디브리핑은 독자와 소통합니다. 궁금한 내용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35대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JFK).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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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비밀리에 부쳐진 제35대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JFK)의 암살 사건과 관련한 잔여 미공개 파일을 60여년 만에 공개했다.

미 국립문서보관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 관련 기록 중 여태까지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소재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일반인들이 직접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암살 사건 진상조사를 맡았던 ‘워런위원회’가 1964년 청취한 진술을 담은 수기 문서를 포함해 디지털화를 마친 일부 문서가 국립문서보관소 홈페이지에 이날 게재됐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된 문서가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소재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공개된 후 전시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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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연장인 케네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엄청난 양을 문서를 갖고 있고 여러분은 많은 양의 자료를 읽어야 한다”며 “우리는 어떤 것도 삭제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나는 ‘그냥 삭제하지 말라’라고 말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약본을 준비하느냐’는 물음에 “절대 안 한다. 나는 요약은 안 한다”면서 “당신이 직접 요약본을 쓰라. (자료는) 약 8만 페이지”라고 전했다.

한때 음모론이 난무할 만큼 논란의 중심이었던 케네디 암살사건. 이번 기밀문서 공개로 미국인들이 아직도 의문을 갖는 JFK 살해범의 단독 범행 여부 등을 규명할 새로운 자료가 나올지 주목된다.

선거 유세 중 날아온 세 발의 총알…범인은 24세 오즈월드

지난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제35대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JFK)이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와 카퍼레이드를 하는 모습.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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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암살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이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와 카퍼레이드를 하던 도중 미 해병 출신인 리 하비 오스왈드의 총탄에 맞아 서거한 사건이다.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은 포드 자동차 회사의 링컨 컨티넨탈 차를 타고,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퍼레이드에 나섰다.

오즈월드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선을 파악해 ‘텍사스 교과서보관소’ 6층에서 잠복해 있었다. 이후 케네디 전 대통령이 댈러스 중심가인 딜리 플라자를 지나던 찰나에 총 3발을 쏘는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앞두고 유세차 댈러스를 방문한 나머지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차 지붕을 열어뒀던 것도 화근이 됐다,

한 발은 케네디 전 대통령과 그 앞자리에 탄 존 코널리 당시 텍사스 주지사에게 총상을 입혔으나 사망에 이를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세 번째 총탄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머리를 관통했고,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당시 이 광경은 전 세계로 생중계돼 수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케네디 전 대통령을 사살한 오스왈드는 체포 당시 24세에 불과했다. 체포 이후 그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며 “나는 희생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단독범행? CIA·FBI 배후?…음모론 난무

지난 1963년 11월 23일(현지식ㄴ)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 암살 사건과 관련된 심문을 위해 댈러스 경찰서 복도를 안내받던 리 하비 오스왈드가 언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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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배후를 두고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오스왈드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다. 체포 직후 재판을 받기 위해 이동하던 오스왈드가 나이트클럽 소유주인 잭 루비(당시 52세)라는 남성이 쏜 총에 맞았다.

JFK 사후 취임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설립한 진상조사 위원회는 사건 1년 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고 각종 음모론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워런 위원회가 내린 사건 결론에도 음모론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증폭됐다. 케네디 암살사건 전말에 영국 왕실부터 쿠바 정부, 이스라엘 모사드 등 외국 세력이 개입됐다는 설부터 대내적으로 미 중앙정보부(CIA), 연방수사국(FBI) 등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CIA 배후설은 케네디 암살 사건의 진상을 60년 가까이 파헤친 것으로 유명한 의사 겸 변호사 시릴 웨트 박사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검시관으로 일하던 웨트 박사는 워런 보고서를 읽고나서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이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란 조사 결과에 불신을 갖고 있었다. 케네디가 총에 맞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부터, 당시 범행 현장을 촬영한 사진 등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케네디 암살 배후에 CIA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공개된 케네디 문서…오히려 음모론만 키워

제35대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사진과 이를 뒤덮고 있는 꽃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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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전 대통령이 사망한지 5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미국 국가기록보관소는 암살 관련 기밀문서 2800여건을 무더기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된 기밀문서로 음모론을 종식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또다른 음모설이 나오는 결과를 낳았다. 공개된 문서 가운데 FBI와 CIA의 상반된 내용의 메모가 드러나서 오히려 혼란을 키웠다.

당시 FBI 국장이었던 에드가 후버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소련의 반응이 상세하게 담긴 메모를 백악관에 전달했다.

메모에는 “우리 측 정보원에 따르면 소련 공산당 관계자들은 쿠데타 효과를 내기 위한 미국 내 일부 극우주의자들의 잘 조직된 음모라고 믿고 있다”며 “그들(소련)은 이 암살이 한 사람이 벌인 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도록 신중하게 짜여진 계획에 의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적혔다.

1963년 11월 22일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서 총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태운 리무진이 병원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모습.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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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보원의 말에 따르면 소련 당국자들이 소련과 오스왈드가 아무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며 그를 ‘신경질적인 총잡이’라고 불렀다”고 적었다.

그러나 CIA에서 건넨 메모는 FBI와는 달랐다. 케네디 암살 당일 건네진 CIA의 메모에는 암살 두 달 전인 1963년 9월 28일 멕시코 주재 옛 소련 대사관과 오스왈드의 통화를 도청한 내용이 담겼다.

메모에 따르면 오스왈드는 ‘어눌한 러시아어’로 발레리 블라디미로비치 코스티코프 영사와 대화를 나눴는데 코스티코프 영사는 자신을 ‘KGB 요원’이라고 밝혔다. 코스티코프 영사는 암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KGB 13호실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왈드가 KGB요원이라는 데 힘을 싣는 내용인 것이다.

8만 페이지 문서, 단독범행 규명엔 무리일듯…케네디 외손자는 ‘격분’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공개한 8만 페이지 문서들이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을 규명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JFK 암살 관련 책을 쓴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센터 국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개에 대해) ‘큰 것’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사건 관련 문서.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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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케네디 전 대통령의 손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할아버지의 시체에만 관심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문서 공개를 맹비난 했다. 그는 “이들은 범죄적 목적을 위해 과거를 이용함으로써 역사를 훔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손자인 잭 슐로스버그는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JFK 관련 문서 공개와 관련한 뉴스를 보며 격노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정말 멍청한 일”이라며 “왜 이걸 다루는 거냐”고 반문했다.

앞서 슐로스버그는 X에 올린 글에서도 “트럼프는 내 할아버지에게 집착하고 있지만, 정작 할아버지의 삶이나 업적에는 관심이 없다”며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현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처럼 트럼프는 JFK의 시체에만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슐로스버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공개 파일 공개 전 케네디 가문에 어떤 사전 통보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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