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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왜 ‘총수’ 이해진보다 보수가 높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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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023년 8월24일 회사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엑스’(X)를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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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네이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주인공은 3년차 임기를 마무리한 최수연 대표입니다. 19억6900만원을 받아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를 소폭 앞섰습니다. ‘월급 사장’은 어떻게 창업주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던 걸까요? 비밀은 네이버의 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에 있습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최 대표는 지난해 경영 성과에 따른 알에스유 지급률이 100%로 결정돼 자사주 3031주(주당 18만7400원)를 받았습니다. 2023년 최 대표의 보수는 13억4900만원으로 이 창업자(19억3600만원)보다 적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5억6800만원어치 알에스유가 반영된 덕분에 취임 후 처음으로 ‘연봉퀸’에 올랐습니다.



네이버가 2022년 도입한 알에스유 제도는 대표이사가 받는 주식 보상을 주가와 연동시켜 주주와 대표이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단기(1년) 성과는 현금으로 보상하지만 주식 보상은 부여 계약일로부터 3년 동안 30%(1회차), 30%(2회차), 40%(3회차)씩 나눠 지급합니다. 대표이사가 회사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보상제도를 통해 장려하는 것이죠. 이때 최종 지급률은 코스피 200대 기업 대비 회사의 주가 상승률에 따라 0~150% 내에서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네이버 주가가 저조했던 2022년과 2023년의 경우 최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은 회사와 계약한 알에스유를 받지 못했습니다. 최 대표가 이번에 받는 알에스유 규모는 2022년에 계약한 2회차분과 2023년 계약의 1회차분입니다.



설계 방식에 따라 알에스유는 네이버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해 3002억원의 적자를 낸 한화솔루션 등 3개 계열사로부터 알에스유를 받았습니다. 구체적 내역을 보면 △㈜한화 23만9492주(직전년도 16만6004주) △한화솔루션 17만7360주(9만6202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만7482주(6만5002주)입니다.



2020년 알에스유를 도입한 한화는 네이버와 달리 경영진에게 부여한 알에스유를 최종 지급할 때 경영 성과 등의 조건을 두지 않습니다. 부여 규모는 기준급의 최대 200%까지입니다. 해당 보직에 6개월 이상만 근무하면, 부여일로부터 10년 뒤 알에스유가 지급됩니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알에스유는 원래 유능한 전문경영인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라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라면서 “총수 일가에게 경영 성과 등의 조건 없이 알에스유를 부여하는 건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색한 잘못된 사례의 전형”이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총수인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에겐 알에스유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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