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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위와 파업

尹 탄핵찬성 '키세스 시위단'… 또다시 탄핵반대 시위단으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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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세스 시민단' 그림… 탄핵반대하는 책 표지에 무단 사용
진보당-작가, 24일 기자회견 예고… 저작권 침해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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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 작가가 그린 '키세스 시민단'. /사진=이정헌 작가 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단어가 된 일명 '키세스 시위대'가 탄핵 반대를 대표하는 시위대로 둔갑했다.

키세스 시위대란 말은 지난 1월 윤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던 시위대가 눈보라 속 체온 유지를 위해 은박 담요를 두른 모습을 키세스 초콜릿에 비유하며 나왔다.

무엇이 문제

지난 1월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그림 하나가 화제에 올랐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응원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무채색으로 그려진 그림은 쏟아지는 눈 속에서 은박 담요를 두른 한 시민을 그린 그림이었다. '키세스 시민단'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만화가 이정헌 작가가 그렸다.

/사진=이정헌 작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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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이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무단으로 내 그림이 어떤 책의 뒷표지로 사용됐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고 운을 뗀 뒤 깊은 한숨과 함께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은 해당 글에 나온 책의 앞표지와 뒷표지를 담았다. 앞표지에 적인 제목은 ‘혁명과 반혁명’이었다.

북저암이라는 출판사에서 장영관 작가가 지난달 출간한 이 책의 홍보 문구엔 “대통령 윤석열의 내란은 없다. 반국가 세력과 종합범죄자 이재명이 손을 잡고 자유민주 정부의 권력을 강탈하기 위한 반역이 있을 뿐이다”라고 적혀 있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부정하는 ‘탄핵 반대’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책의 인세는 전액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에 기부된다”라는 내용도 있다.

그리고 뒷표지에 이 작가가 1월에 그린 '키세스 시민단'이 있었다. 그림 속 문구는 “한남동에서 그를 기다린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땅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얼어 죽는 길을 택하겠다”라고 변경돼 있었다.

계엄을 옹호하는 책에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같은 날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소속 천승훈 비서관도 X(옛 트위터) 계정에 "국회도서관에서 제 그림이 윤석열 책에 쓰여진 걸 봤다"면서 "너무 불쾌하다. 한남동 응원봉연대의 투쟁이 부러웠나"라고 적었다. 이어 "진짜 스틸(steal)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지적했다.

어쩌다 보니 그림 속 모델이 된 사람이 바로 천 비서관이었다.

키세스 시위대의 모습이 다른 방향으로 사용된 건 지난 1월에도 있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상휘 의원은 한남동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키세스 시위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는 "대한민국은 이렇게 버티고 있다. 29번의 탄핵과 내란과 반역이라는 겁박에도 이렇게 지켜내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위)과 원본(아래) 사진. 원본 사진에는 하늘색 옷 패딩을 입은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바로 뒤 천승훈 비서관이 찍혀있지만, 이 의원이 올린 사진에는 정 의원 쪽을 삭제하고 일부만 올렸다./사진=정혜경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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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의 글만 보면 이들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사진은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제공한 사진이었다. 원본 사진에는 하늘색 옷 패딩을 입은 정 의원과 함께 천 비서관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들의 모습을 삭제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창작물 무단전제에 강경대응

이 작가의 사진이 무단으로 쓰인 사실이 알려진 직후 진보당은 즉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X의 당 공식 계정에 진보당은 이 작가와 함께 24일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창작물의 무단 전제를 넘어 작품 의도까지 왜곡한 부분을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은 "윤석열 파면을 외치며 광장에 나오셨던 많은 분들의 기분이 상하셨을 것 같다"며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도서출판 혜윰터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 출판사는 현재 만평집 출간을 준비하면서 해당 작품을 실기로 했다.

혜윰터는 "이정헌 작가의 작품이 저작권 허락도 받지 않고 출판 서적의 뒷표지로 사용됐다"면서 "출판사와 출간 도서를 찾아보니 세 종 출간에 한 저자, 윤석열을 지지하고 문재인을 간첩으로 보는 입장인 듯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입장이야 다를 수 있지만 작가의 메시지를 지우고 반대쪽 입장의 문구를 넣어 사용허락도 받지 않는, 기본도 안된 출판사"라고 비판한 뒤 "저작권위원회에 문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탄핵 찬성 #키세스 #키세스 시위단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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