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의성군 옥산면 전흥리에서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이 민가를 덮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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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수십 곳에서 며칠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나 영남권을 중심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25일 현재까지 1만4694헥타르(ha) 이상이 산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죠.
이번 산불의 시작은 14일 있었던 경상북도 청도 산불이었습니다. 이후 20일 경상남도 사천에서 일어난 산불을 시작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나 21일 산청-하동, 22일 의성-안동, 울주, 김해, 23일 옥천-영동, 함양에 이어 현재는 경북 안동, 울주 언양으로 산불이 확산했죠.
이에 정부는 22일 산불 국가재난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고 경상도와 울산에 재난사태가 선포됐어요. 같은 날 경남 산청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죠.
건조한 날씨 등의 여파로 피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따라 산불에 의한 종합 피해 상황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25일 기준 현재까지의 피해 상황은 어느 정도고 향후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24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단성중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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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창고, 사찰, 공장 등 건물만 152곳이 전소하거나 건물 일부분이 불에 탄 상황입니다. 이재민은 일부 귀가했지만, 많은 이재민이 아직 임시대피소 등에 머물며 상황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죠.
고기동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헬기 110대, 인력 약 6700명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에 집중하고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25일 오후 기준 청도, 사천, 김해, 옥천-영동, 함양에서 일어난 산불은 진화가 끝났어요. 하지만 산불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등 3곳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균 진화율은 85%까지 올라갔지만, 산불 피해가 가장 크다고 평가받는 의성은 55% 정도에 그치고 있죠.
의성-안동 산불은 강풍의 영향으로 안동까지 번지며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2022년 울진-삼척 산불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큰 규모의 산불이 됐습니다. 이곳에서의 이재민만 3880명이 발생했죠.
24일 경북 의성 안동시 길안면까지 덮친 산불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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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로 인해 발화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진 것이 이번 산불의 근본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발화 후 산불이 크게 번진 것은 강풍 등 기상 상황, 그리고 녹화 사업 후 산이 울창해진 상태에서 화재 대비를 위한 솎아주기가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요.
이에 더해 큰 산불을 진화하는 데 필요한 대형 헬기가 부족했던 것 역시 사태 장기화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경남지역은 지난 3년간 대형산불이 연달아 발생했지만, 경남에서 운용 중인 헬기는 8대에 불과해요. 이번 산불에 전국 30대의 헬기가 운용 중임을 고려하면 장비 확충이 시급해 보입니다.
발화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진 상황에서 산불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이 부족했던 것도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시기에 불이 나는 원인이 됐어요. 이번 산불은 자연 발화로 인해 시작된 곳들도 있지만, 대체로 예초 작업, 담배꽁초 등 인재로 인해 시작된 사례가 많았죠.
울산 울주군 산불도 용접 작업을 하던 농막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현재 울산 울주군은 추가 대피령이 내려져 인근 6개 마을 867명이 대피한 상황입니다.
날씨가 건조하지 않았다면 큰 산불로까지는 번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저 ‘운이 없었다’고 치부하기보다는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 보이는데요.
산림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17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산불 원인 상위권엔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담뱃불 등으로 조사됐어요.
[이투데이/김해욱 기자 (haewook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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