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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스타트업 리포트] '체중과 전쟁' 나선 헬스테크,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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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식단 분석하고 혈당 측정해 개인 맞춤형 다이어트 계획 마련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 수명' 연장이 목표

비만은 고혈압, 당뇨 등 대부분 만성질환의 시작이다. 이를 반영하듯 전 세계 체중 관리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500억 달러(약 36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체중 감량을 위한 국내 다이어트 시장 규모만 약 5조 원이다.

신인식(40) 대표가 2021년 설립한 필라이즈는 인공지능(AI)과 전문가들이 개인별로 체중 관리 등 맞춤형 건강관리를 해주는 신생기업(스타트업)이다. 건강 수명 연장을 회사 목표로 삼은 신 대표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만났다.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앱 '필라이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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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슈퍼 앱 개발


신 대표가 주목하는 건강 수명은 자연 수명과 달리 병원이나 간병인 도움 없이 건강한 상태로 살 수 있는 수명을 말한다. "100세 시대에 20년을 병상에 누워 있으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생활관리병인 만성질환을 줄일 수 있도록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죠."

이를 위해 내놓은 것이 각종 건강관리 기능을 모아놓은 슈퍼 앱 '필라이즈'와 '포미다이어트' 프로그램이다. 식단 및 혈당 관리, 영양제 추천 기능 등을 갖고 있는 앱은 이용자가 먹는 음식, 심박수와 혈당 수치, 수면 시간 등을 분석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체중을 관리하려면 음식을 통한 칼로리 섭취, 수면 시간, 혈당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해요. 일례로 수면 시간이 줄면 다음 날 스트레스가 증가해 폭식을 하고 다시 혈당이 올라가며 수면 질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돼요."

앱을 이용한 포미다이어트는 개인별 맞춤형을 가장 큰 차이점으로 내세운다. "살이 찌는 요인이 사람마다 다른 만큼 다이어트 역시 일률적 프로그램이 아닌 개인별 특성에 맞춰야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12주 과정인 포미다이어트는 첫 일주일간 앱으로 이용자의 생활 습관을 분석해 체중 증가의 원인을 찾아요. 이후 몸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 내서 첫 4주 동안 체중이 천천히 빠진 뒤 속도가 붙어 12주 과정을 마치면 5~10㎏ 줄도록 구성했어요."

건강 정보 분석하는 AI 개발


개인별 건강관리 계획은 AI와 전문가들이 함께 마련한다. 여기 필요한 건강관리용 AI를 따로 개발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치료의 여신 이름을 따서 '파나케이아'로 명명했다. "12개 특허를 받은 AI가 식사, 혈당 반응, 운동 시간 등을 1차 분석해요. 이후 영양사, 한의사, 약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세부 계획을 세우죠."

AI는 음식 사진을 앱으로 찍으면 영양 성분을 분석해 알려 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빵, 과자, 음료 등 50만 가지 음식 성분 자료를 AI가 갖고 있어요. 사진을 찍으면 당, 지방 등이 많은 음식이니 주의하라고 알려주죠. 식약처에 등록되지 않은 식당 음식은 이용자 요청을 받아 영양사가 개별 등록해요. 따라서 모든 식당 음식을 분석할 수는 없어요."

혈당도 AI가 분석한다. 이를 위해 혈당 측정기를 포함한 '슈가케어' 프로그램을 따로 마련했다. 혈당 측정은 미국 애보트사에서 만든 팔에 붙이는 동전 모양의 스티커형 측정기 '리브레'를 이용한다. "2주간 사용할 수 있는 측정기를 붙이면 피를 뽑지 않고 간질액이라는 체액을 분석해 15분 간격으로 변하는 혈당이 앱에 표시돼요. 이를 통해 식사 후 혈당 변화를 바로 알 수 있고 앱으로 음식 사진을 찍으면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AI가 보여줘요."

개인별 영양제도 AI가 추천한다. "섭취 중인 영양제 정보를 앱에 입력하면 어떤 영양제가 더 필요한지 알려줘요. 최근 고함량의 해외 영양제 구입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부작용을 우려해 만들었어요."

10년 치 건강검진 자료 등 각종 외부 자료도 이용자가 동의하면 앱이 알아서 불러온다. "이용자가 동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10년 치 건강검진 자료를 받을 수 있어요. 또 체성분 분석장치를 개발한 인바디와 제휴를 맺어 측정한 체성분 자료를 불러오고 삼성전자, 애플의 스마트폰과 스마트시계 등에 저장된 건강관리 자료도 가져오죠."

현재 필라이즈 회원은 약 92만 명이다. 포미다이어트와 슈가케어 등 유료 프로그램을 이용해 올리는 매출은 비공개다. "다른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12주 이용하면 대략 300만 원 정도 들어요. 포미다이어트 프로그램은 개인별 맞춤형인데 약 53만 원이어서 가격 경쟁력 있죠.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배 이상 올랐어요."

투자는 스트롱벤처스, 프라이머, 캡스톤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삼성넥스트 등에서 누적으로 150억 원을 받았다. 신 대표는 내년에 추가 투자를 받아 해외로 나갈 생각이다. "해외에 건강 관리를 종합적으로 해주는 슈퍼 앱이 없어요. 미국, 일본 등에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봐요."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의 목표는 누구의 도움 없이 의지대로 건강하게 사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각자의 건강상태를 측정해 관리하는 도구로 AI를 적용한 '필라이즈' 앱을 개발했다. 류기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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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호텔 창업 후 두 번째 도전


세종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카이스트 대학원 시절인 2013년 국내 최초로 앱을 이용해 호텔을 예약하는 데일리호텔을 창업했다. "여행 갔다가 당일 호텔 방을 구하기 힘들고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것을 보고 창업하게 됐죠. 당일 비어 있는 방을 연결해주면 호텔과 이용자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어요. 사업은 번창했으나 경쟁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을 보고 2019년 야놀자에 매각했죠."

두 번째 창업인 지금의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있으면서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때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예방의학병원을 다녔는데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면을 자가기록하고 의사가 손으로 식단을 써주는 것을 보며 여기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죠."

앞으로 그는 필라이즈를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우선 찾는 앱이 되도록 만들 생각이다.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몸을 편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몸을 편하게 만들려면 현재 상태를 알아야죠.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어요. 필라이즈를 전 세계인의 건강 관리 도구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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