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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韓 기각' 불똥에 '尹 인용' 불안해진 野... 한덕수 재탄핵, 의원직 총사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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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탄핵 기각 재판관 의견 사분오열
野 "尹 탄핵 선고에 부정 시그널" 우려
이번 주 넘겨 4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마은혁 임명 촉구, 한덕수 재탄핵 시사
의원직 총사퇴, 지도부 단식 주장까지
"애당초 기각은 예상했지만, 헌법재판관들 의견이 네 갈래로 갈라진 부분이 유독 마음에 걸린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농성장 천막이 강풍으로 쓰러져 관계자가 다시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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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 기각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 대행 탄핵 선고에서 8명의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제각각 분출된 모습이 사분오열로 갈라진 헌법재판소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지연 배경을 두고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으는 과정 아니겠느냐"고 인내해왔던 민주당 입장에선 '이토록 다양한 헌재의 스펙트럼'은 걱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러다 윤 대통령 선고가 이번 주를 넘겨 4월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민주당에선 '한덕수 재탄핵' '의원직 총사퇴' 등 극단적인 투쟁 방안이 앞다퉈 거론되지만, 헌재 선고를 앞당길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불안감만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한 대행 선고에서 놀랐던 건 '기각' 때문만은 아니었다. '5(기각)대 2(각하)대 1(인용)'로 갈린 헌법재판관들의 이견에 더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애당초 '한덕수 탄핵 인용'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25일 "기각 6명에 각하 2명도 아니고, 인용 1명·기각4명·완전 기각 1명, 각하 2명으로 갈렸다"며 "윤 대통령 탄핵 선고에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심지어 "이대로면 윤 대통령 기각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며 '기각'을 거론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을 두고 국가적 분열이 큰 상황에서 헌재 역시 만장일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세간의 믿음이 한 대행 기각 선고에서 이미 깨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선 "상황이 너무 수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전개"라며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김민석 최고위원)며 '선고 지연 배후론'까지 제기됐다.

실제 이날도 헌법재판소는 27일 헌재의 일반 사건 선고 일정만 공지했을 뿐, 윤 대통령 탄핵 선고 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당장 26일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이 예정돼 있는 상황.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헌재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다음 주로 윤 대통령 선고를 미룰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결국 4월로 넘어가는데 이 경우 다음 달 18일로 예정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기 만료일까지 질질 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조급해진 민주당은 더욱 강경해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행을 향해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대로, 오늘 당장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총리가 즉시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는 뜻"이라고도 못 박았다. 한 대행이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재탄핵' 카드를 꺼내들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퇴임 전까지 늘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마 후보자 임명이 더욱 시급해졌다고 보고 그야말로 총공세에 나선 셈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번 주를 (윤 대통령 탄핵) 마지노선으로 보고, 다음 주는 (비상 플랜) 실행 시점이 돼야 한다"며 재탄핵 카드가 엄포가 아님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미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 의지도 꺾지 않았다. 이 역시 한 대행과 헌법재판소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다.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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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를 두고 극단적 대책들도 쏟아져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이미 '의원직 총사퇴론'을 거론한 가운데, 김용민 의원도 "만약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국회도 책임을 같이 묻는 차원에서 총선과 대선을 같이 치르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배수진 차원이지만, 국가적 혼란을 배로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촉구하는 압박 대책이 마구잡이로 쏟아지고 있지만 돌파구는 마땅치 않다. 매일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에, 천막당사까지 친 민주당에선 장외투쟁 동력을 높이기 위해 지도부 단식 아이디어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서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대부분 쓴 상황"이라며 "당내 반발, 중도층 이탈 부담에 더 센 카드를 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 170명 의원들이 헌재 입만 바라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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