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1 (월)

“한국 핵무장, ‘사드’ 때보다 더 큰 비용 중국에”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핵 전문가’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인터뷰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핵 사용·한반도 충돌 방지’
미 대북정책 최우선 돼야
‘한국 패싱’ 우려는 정당

“한국이 독자 핵무장을 추진할 경우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보다 더 큰 비용을 부과할 수도 있다.”

미국 워싱턴 조야의 대표적인 핵 전문가인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한국의 핵무장은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한국의 안보 문제를 풀지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 사용 및 한반도 충돌 방지’를 최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면서 “비핵화를 장기 목표로 다루되 단기적으로는 한·미가 대북 관여 의사를 보낼 것”을 제안했다.

- 글로벌 핵전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핵무기가 국제정치의 핵심으로 복귀했고 지정학, 기술, 세계질서 변동, 미국의 달라진 동맹 접근 등으로 핵 파국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금 미국은 외교관계에 관한 오래된 접근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그럼에도 핵억제에 대한 매우 중요한 보완 메커니즘인 군축의 가치를 발견했다. 북한의 경우에도 비확산 문제에서 억제와 군축의 문제로 옮겨갔다는 게 내 생각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 감소나 전략적 안정성을 논의하기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관여할 필요가 있다.”

- 대북정책의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 핵 개발을 한 유일한 나라이므로 여기에는 규범적 결과가 따른다. 하지만 북한의 핵 보유를 심각하게 다루고 북한의 핵 사용 및 한반도 핵전쟁 방지라는 첫 번째 원칙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비핵화는 장기적으로 열망하는 목표로 하되, 단기적으로는 북한에 관여 의사를 보내 한·미의 안보를 개선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한국 패싱’ 불안을 고조시킨 측면이 있다.

“한국의 우려는 정당하다. 트럼프는 근본적으로 19세기식 국제정치 관점을 갖고 있다. 강대국, 핵무기가 있는 나라를 작은 나라, 동맹국들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단계에서 한국과 협의하고 또 한국과 완전히 보조를 맞춰서(lockstep)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미국이 대북 관여 시 한국의 안보 우려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국 양당에서 독자 핵무장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에도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다.”

-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냉전 종식과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서 나오는 경제 통합과 번영의 이점을 중시하는 거대 전략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질서가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경제 번영은 여전히 한국의 이익이다. 따라서 한국은 핵무기 추구에 대한 미국의 찬반과 무관하게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 의존성에서 상당한 비용이 초래될 것이다. 중국이 2016~2017년 (사드 보복) 때와는 비할 수 없이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부과할 수도 있다.”

-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러, 미·중 군축 대화 전망은.

“미·러 모두 군축 절차를 지속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다. 중국 지도부에 대해서도 군축 대화에 참여시키려 할 것이다. 트럼프는 1980년대부터 자신이 비핵화라고 언급하는 군축에 관심을 가져왔고 핵무기를 파괴적, 실존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

워싱턴 | 글·사진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