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기... 우리 친구 이정후 응원하며 힘내"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현지 스포츠 방송에서 MLB 야구선수 이정후(위)가 인터뷰하고 있다. 아래는 이정후의 팬 '후리건스'의 응원 모습. 'SF Giants on NBCS'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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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투, 스리! 후, 리, 건스!"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러클파크.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SFG)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를 중계하던 카메라의 시선이 관중석의 한 지점에 고정됐다. 똑같은 불꽃 모양 가발을 쓰고, 'HOO LEE GANS'(후리건스) 문구를 가슴에 새긴 티셔츠를 맞춰 입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SFG의 중견수로 나선 이정후가 슬라이딩 캐치 호수비를 펼치자 이들은 율동과 함께 단체 응원 구호를 외쳤다.
범상치 않은 이들 관중의 정체는 이정후를 응원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현지 팬들이 조직한 팬클럽 '후리건스'. 광적인 축구팬을 뜻하는 훌리건(Hooligan)과 이정후의 영어 이름 철자를 혼용해 정한 명칭이다. 이정후 등번호인 51번에 맞춰 이날 경기에도 51명이 관중석으로 향했다.
후리건스의 열정적 응원은 현지에서도 큰 화제다. 중계 카메라는 이정후(3번 타자)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이들을 앵글에 함께 담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대체 어떤 사람들이냐'고 묻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SFG)와 신시내티 레즈의 야구 경기에서 SFG의 이정후가 호수비를 선보이자 그의 팬클럽 '후리건스'가 환호하고 있다. 'SF Giants on NBCS'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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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샌프란시스코의 스포츠 매체 '95.7 THE Game'이 엑스(X)에 올린 영상에서 후리건스 대표 카일 스밀리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무겁고 힘든 시기를 많은 사람이 겪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옷을 맞춰 입고 불꽃 가발을 쓴 채 우리 친구 이정후를 응원하러 오는 것보다 서로를 축하해 줄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요?"
'이정후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가'라는 현지 기자 질문에 스밀리는 "안 좋아할 부분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2루타 치지, 플라이볼 잡지. 그는 최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확히 51명이 경기를 관람하는 비결에 대해선 "사전에 51명이 되도록 조직한다. (오늘은) 51명과 아기 2명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 후리건스는 "원래 지난해 이정후의 경기에 맞춰 경기장을 찾으려 했지만, 그가 부상 때문에 시즌을 일찍 마감한 탓에 이제야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튀는 패션'에 대해서도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멋진 가발을 좋아하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특성을 반영한 복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후 역시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올해 필드에 돌아와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쳤던 이정후의 올 시즌은 순항 중이다. 개막과 함께 9경기 연속 출루,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2루타는 6개를 때려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9일까지 타율도 0.300(40타수 12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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