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고용 시장 12만명 줄어
청년 실업률은 코로나 후 최고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4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88만7000명으로 작년 4월보다 19만4000명 늘었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많은 보건·사회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면서 올해 1월부터 넉 달째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대 고용이 많은 제조업 분야 취업자는 12만4000명 줄어 작년 7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은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
그래픽=백형선 |
김성희 고려대 교수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으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대기업들이 몸을 웅크리고 있고, 그 여파가 제조업 고용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내수 경기까지 안 좋다 보니 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소화할 여력도 떨어졌다”고 했다. 송준행 통계청 과장은 “컴퓨터와 주변 기기, 휴대전화, TV, 스피커 분야의 고용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며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청년층 고용률 12개월째 악화
우리나라 고용 시장을 떠받치는 제조업 취업 시장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내수 위축과 수출 둔화에 따른 경기 부진이 고용 시장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제조업은 지난달 기준 취업자 수가 439만7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5.2%를 차지하는 ‘일자리 창출 1위 업종’이다. 2위는 도소매업(11.2%), 3위는 보건·사회복지업(11.2%), 4위는 숙박·음식점업(8%), 5위는 건설업(6.7%)이다.
내수 부진과 무인 점포 확대 등 영향으로 도소매업 취업자가 작년 3월부터 1년 2개월 연속 줄어든 가운데,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로 건설업 고용도 작년 5월부터 1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이런 가운데 제조업도 고용 쇼크 대열에 가세한 것이다. 제조업·건설업·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전체 취업자 3명 중 1명꼴인 33.2%를 차지한다.
제조업 고용 쇼크로 사회 초년생인 20대 이하 청년층 고용 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제조업은 단기 아르바이트가 많은 숙박·음식점업 다음으로 청년층 취업이 활발한 업종이다. 60세 이상(34만명)과 30대(9만3000명)를 중심으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 대비 증가했지만, 15~29세 청년층은 17만4000명 줄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인 2020년 4월(-24만5000명) 이후 4월 기준 최대 낙폭이다. 청년층 인구에서 취업자 비율을 뜻하는 청년 고용률도 45.3%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작년 5월(46.9%)부터 12개월 연속으로 뒷걸음질 쳤다. 고용률이 12개월 연속 악화된 것은 코로나 유행 초기인 2020년 3월~2021년 2월(12개월 연속) 이후 4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성희 교수는 “제조업은 국내 노동시장에서 평균 이상의 봉급을 제공하는 양질의 일자리”라며 “제조업 고용 사정이 나빠지니 청년 취업난도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제조업 고용이 위축되면서 ‘내수 부진→고용 위축→내수 부진’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은 “통상 환경 변화로 인한 수출 부문의 고용 부진은 시차를 두고 소상공인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조성중 기재부 과장은 “1·2차 협력 업체까지 포함한 제조업의 고용이 위축될 경우 근로자들의 소비 여력이 줄어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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