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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5 (목)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기술로 생후 9개월 희귀병 아기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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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기술로 희귀 질환을 치료 중인 KJ멀둔(가운데). 가디언 갈무리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적 질환이 있는 아기가 디엔에이(DNA) 속 유전자 편집을 통한 치료를 받고 건강히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엔에이 편집을 통해 헌팅턴병 등 다양한 유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과 뉴욕 타임스 등 외신들은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 병원의 베카 아렌스 니클라스 박사와 키란 무수누루 펜실베이니아 대학 박사로부터 생후 9개월된 아기 케이제이(KJ) 멀둔이 세계 최초로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았으며, 아기는 퇴원 이후 집에서 건강히 생활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케이제이는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은 세계 최초의 환자다.



    케이제이의 질환은 중증 CPS-1 결핍증이다. 130만명 중 1명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체내 단백질이 자연적으로 분해돼 생성되는 암모니아를 요소로 전환해 소변으로 배출하는 간 효소가 부족한 증상이 나타난다. 암모니아가 몸속에 축적돼 간이나 뇌 등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이 간 이식을 받지만, 아기는 장기를 이식받기 위해서는 성장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케이제이에게 적용된 연구는,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기술로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CRISPR)를 바탕으로 한다.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디엔에이를 찾아 잘라내는 대신, 결함이 있는 디엔에이의 염기 서열만 콕 집어 교정하는 ‘염기 편집’(base editing) 기법을 사용했다. 의료진은 아기의 디엔에이 중 돌연변이만 찾아내 이를 수정하는 방식을 맞춤 설계했다. 올해 2월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투여받았고, 3월과 4월에 연이어 약을 투여한 결과 현재까지는 아기가 건강한 상태다. 장기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 건강 상태를 살펴야 하는 과제는 남아있다.



    키란 무수누루 교수는 “수십년 동안 우리가 들어왔던 유전자 치료 약속이 실현되고 있다. 우리가 의학을 대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수십년 전 박테리아 면역 체계에 대한 기초 연구용 연방 기금 자원을 제공 받아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5월 13~17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유전자 및 세포 치료 학회 연례 회의에서도 발표됐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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