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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루마니아 대선...'친EU'가 '친트럼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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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 당선
    1차 투표서 '극우 후보'에 밀렸지만
    뜨거운 투표 열기에 반전 승리


    한국일보

    18일 진행된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 나선 니쿠쇼르 단 후보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자신이 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2위에 그쳤던 단 후보는 이날 결선 투표에서 '극우' 제오르제 시미온 후보에 10%포인트 넘는 낙승을 거뒀다. 부쿠레슈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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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친유럽연합(EU)' 후보로 평가받는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이 극우 민족주의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루마니아의 이번 대선은 친EU 노선과 극우 노선이 극심하게 갈리면서 매우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대선 투표 총 1,160만 표 중 92%인 1,070만 표가 집계된 상황에서 단 후보가 54.19%를 득표하면서 당선을 눈앞에 뒀다. 극우 성향이자 반(反)EU를 주장하는 제오르제 시미온 후보는 45.81%로 뒤처졌다. 시미온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 결과는 상당한 '반전'이다. 이달 4일 진행됐던 1차 투표에서 시미온 후보는 41%를 얻으면서 단 후보의 거의 2배에 가까운 득표를 얻었었고, 여러 지역 여론조사에서도 시미온 후보가 유력했다. AP는 "루마니아에서는 수년간 만연했던 부패와 정치 기득권에 대한 분노로 최근 극우 세력에 대한 지지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시미온 후보와 단 후보 모두 기득권 정치 계층을 비판하며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고 분석했다.

    반전의 열쇠는 투표율이었다. 이날 루마니아 투표 마감 시점 기준 투표율은 64%에 달했는데, 이는 1차 투표 당시 투표율(53%)보다 무려 11%포인트나 높았다. 특히 이번에는 재외국민 164만 명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형세가 단 후보에게 유리하게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AP에 "루마니아인들은 증오와 반동적 정치를 거부하고, 자국의 친서방적 방향을 받아들였다"고 이날 결과를 설명했다.

    당선이 유력해진 후 단 후보는 "루마니아 지역 사회가 승리했다"며 "지역 사회는 루마니아의 근본적인 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단 후보는 EU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지원과 재정 개혁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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