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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드론 띄워 공사장 위험 조기 탐지… 로봇 작업, 추락사고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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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계, 첨단 기술로 안전 관리

    “작업장 내 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줘.”

    관리자의 요청에 인공지능(AI)이 가상 공간으로 구현된 건설 현장을 스캔하더니 자재가 위험하게 쌓여 있는 곳과 ‘추락 위험’ 표지가 빠진 곳을 짚어냈다. 건설 안전 설루션 기업 큐픽스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개발 중인 생성형 AI 서비스다. 매일 작업자가 360도 카메라로 현장을 돌아다니며 영상을 찍으면, AI가 도면과 공정, 작업 계획표 등을 비교해 사고 위험이 있거나 부실 공사 우려가 있는 현장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큐픽스 관계자는 “AI가 과거에 발생한 건설 관련 사고 패턴을 분석해 현장의 미흡한 부분을 빠르게 체크한다”며 “안전 관리자 같은 인력을 쓰는 것보다 속도도 빠르고, 사소한 판단 실수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건설 현장 내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건설 업계도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고위험 작업을 대신 수행할 로봇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에도 매년 200명 이상이 건설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하고 있는 현실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 안전 사고는 법적 제재와 수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지금은 회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AI·드론·로봇 등 활용해 건설 안전 강화

    최근 건설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는 기술은 AI를 이용해 현장 상황을 자동으로 분석해 사고 위험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설루션이다. 건설 안전 설루션 개발 업체 무스마는 크레인 장비에 부착한 센서를 AI와 연동해 크레인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마치 자동차 후방 센서처럼, 크레인의 각 부분과 주변 사물 간의 거리를 계산해 충돌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다. 또한 공사 현장에서 휴대할 수 있는 이동형 AI CCTV로 안전모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작업자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도 탐지해 경고한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진경


    대규모 건설 현장에서는 사람이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드론을 활용하는 기술도 많이 활용된다. 프롭테크 기업 엔젤스윙은 드론으로 건설 현장을 촬영해 이를 가상 공간에 옮겨주는 설루션을 운영한다. 드론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현장을 자동으로 촬영해 날짜별 공사 진척도는 물론 현장 위험 요소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AI 안전 진단·검사 설루션을 개발한 딥인스펙션은 드론으로 터널·댐·공항·도로 등을 촬영한 뒤 AI로 균열이나 구조 결함 등을 찾아낼 수 있다.

    현장 안전 사고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 개발에 나선 기업도 속속 생기고 있다. 주로 추락 사고가 발생하기 쉬워 위험성이 높은 곳에서 작업자를 대체하기 위해서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지난해 ‘철골 볼트 조임 자동화 로봇’과 ‘벽체 타공 로봇’을 선보였다. 로봇이 스스로 작업이 필요한 영역을 찾고, 분진이나 진동으로 인한 추락 사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도장 로봇’은 사람이 직접 건물 외벽에 매달려 작업하는 방식에 비해 안전하고, 분당 최대 18㎡ 면적을 도색할 수 있어 현장 작업자보다 3배 정도 빠르게 작업할 수 있다.

    ◇글로벌 건설 안전 시장도 성장세

    해외에서도 건설 안전 관리를 위해 첨단 기술 개발에 나서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건설 안전 시장 규모는 매년 10% 가까운 성장을 이어가면서 2034년 106억1000만달러(14조415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진경


    미국의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전문 기업 ‘트라이악스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스마트 헬멧은 작업자의 위치와 움직임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충격을 감지해 위험 지역 접근을 경고하거나 추락과 쓰러짐 등 사고를 관리자에게 알리는 기능이 탑재됐다. 일본 오바야시건설은 크레인 등 현장에 있는 중장비에 카메라를 장착해 주변 지형지물과 장애물, 작업자 위치 등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중장비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와 다른 중장비와의 충돌 사고를 방지한다.

    [황규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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