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체육·종교가 남북 간 해빙기 열어
정부 "분야별 민간사업 추진하겠다" 명시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지난 정부에서 꽉 막혔던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특히 역대정부는 체육교류를 앞세워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복원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해왔다. 이번에는 탁구가 선봉에 섰다. 달라진 대북기조에 맞춰 정부와 체육계의 구상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향후 전망과 한계를 짚는 분석기사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알리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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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대북 대화협력 기조로 방향을 잡자 관계당국은 북한과의 소통 방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과거에도 문화·체육교류에서 물꼬를 터서 남북관계의 해빙기로 연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예정된 국제대회를 최대한 활용해 남북 대화채널을 가동하는 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통일부는 앞서 1월 신년업무보고에서 역사·종교·체육 등 분야별 민간사업 추진 관련 소통·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북한과 교류·협력을 원하는 각종 민간단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민간을 매개체로 한 소통에도 의욕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에 내년 초 밀라노 동계올림픽이 평양 탁구대회 못지않은 계기로 꼽힌다. 북한 선수들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들과 마주쳐도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들이 선행된다면 내년 밀라노 올림픽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관계의 활로를 찾은 전례도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연이은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돌연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고 이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올림픽 개막식에 전격 참석했다. 이와 동시에 남북 고위급 대화가 연달아 진행됐다. 올림픽에서는 진통 끝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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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도 마찬가지다.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천주교 행사인 세계청년대회가 남북관계 개선을 견인할 또 다른 계기로 지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7일 "2000~2008년에는 남북 간 종교 교류와 협력이 활발했다"면서 "불교계에서는 북한의 오래된 사찰을 복원하는 사업을 함께 추진했고, 기독교와 천주교도 북한과 교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청년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건 1995년 필리핀 이후 32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2014년 충남 당진·서산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 이후 가장 큰 행사로, 교황 레오 14세도 참석이 예정돼 있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조직위원회는 북한 청년들을 서울로 초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안을 만들고 통일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북 간 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보였던 것처럼 교황 레오 14세가 한반도에서 남북 청년 교인들과 만나 평화를 기원하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은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 문화와 체육 교류가 우선 전개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호응을 상수로 놓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군사적 긴장이 커지거나 우발적 사태가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① <상> 내년 평양서 '평화의 스매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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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 <중>남북 교류 전문가 역할론
- ③ <하>다음 과제는 태권도 협력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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