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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美, 지상군까지 투입땐 전쟁 장기화… 국제유가 벌써 10% 넘게 급등 [트럼프, 중동전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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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
    원유·가스 물동량 20~30% 차지
    호르무즈 봉쇄땐 경제 직격탄
    에너지값 상승, 인플레 압박도


    파이낸셜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 콤주(州) 포르도에서 촬영된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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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직접 공격하면서 또다시 중동 전쟁의 수렁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이번 전쟁에 미국이 지상군까지 투입해야 할 상황이 오면 전쟁은 장기화되고, 미국 및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미국은 중동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개입했고, 모두 실패로 끝난 채 철수한 아픈 역사가 있다. 전철을 다시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지상군 투입으로 장기전 되나

    미국은 21일(현지시간)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에 폭격을 가했다. CNN 등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외교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하기 원했다. 미국이 자칫 중동 전쟁에 직접 개입하고 이것이 장기전으로 이어졌을 때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9일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사실에 근거해 나는 앞으로 2주 안에 진행할지 말지(공격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흐름과 정반대로 이틀 만에 공격에 나선 것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우선 외교적 해결에 미온적인 이란의 태도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또 공격하기로 결단한 상황에서 이란을 속이기 위해 2주라는 시간을 꺼냈다는 해석도 있다. 결국 어떠한 경우가 됐건 이란의 핵 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 지상군 파견"이라고 말했다.

    지상군 파견은 전쟁의 장기화를 말한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 9·11테러 이후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 늪에 빠졌었다. 이라크전쟁의 경우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냈지만 침공의 빌미가 됐던 대량살상무기(WMD)를 찾지 못했고, 권력 공백기에 나온 무장단체들과 싸움으로 고전하다 2011년 철군했다. 아프가니스탄전쟁의 경우는 20년 만인 지난 2021년 쫓겨나다시피 철수했다.

    ■원유가 상승에 인플레이션 압박

    중동 전쟁이 확전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일단 원유 가격 급등이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 이미 10% 넘게 급등했다. 이란의 보복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 세계 경제는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 가스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유럽의 디젤 및 제트 원료 가격이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어 금리 인하에 신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미국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연준은 지난 18일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을 반영,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1.7%에서 1.4%로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10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1월 전망 대비 0.4%p 하락한 2.3%로 전망했다. 여기에 중동 분쟁이 더욱 확대될 경우 세계 경제의 성장은 더 낮아질 수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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