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시리아 서부 해안 이들리브 인근의 마을에서 정부군과 친아사드 세력의 충돌로 사망한 사람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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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시리아 과도정부 주도로 벌어진 이슬람 소수 종파 학살의 희생자가 1500여명에 이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과도정부는 옛 아사드 독재 정권의 지지 기반이었던 알라위파 등을 탄압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30일 “로이터통신 조사 결과 아사드 정권의 충성파 반란 이후 (3월7∼9일) 3일 간의 종파 간 학살로 40곳에서 살해·약탈·방화가 자행됐다”며 “(소수 종파인) 알라위파 약 1500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당시 시리아 서부 해안 라타키야주, 타르투스주에서는 지난해 12월 축출된 아사드 독재 정권을 지지하는 무장 세력과 시리아 과도정부군이 충돌했다. 아사드 충성 무장 세력이 진압된 뒤에는 알라위파에 대한 보복 학살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학살에는 지난해 12월 아사드 정권 붕괴를 주도한 군사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비롯해 12개 파벌이 가담했다.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은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아 미국 등의 테러 조직 명단에 올라가 있다. 이외에도 아사드 독재 때부터 알라위파와 대립해온 수니파 민병대들이 학살에 참여했다. 알라위파에 속했던 아사드 정권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를 정부에서 배제하거나 탄압하면서, 수니파는 알라위파에 대한 불만을 키워왔다.
학살에 가담한 전투원들은 수도 다마스쿠스나 알레포 등에 집결한 뒤 서부로 출발하며 “알라위파를 학살하라”, “수니파, 수니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군벌은 학살 대상인 성씨를 공유하고 가족 전체를 살해하거나, 시민들에게 수니파인지 알라위파인지를 물어 살상 대상을 구별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알라위파가 주로 거주하는 수십개 마을에서 여성·어린이·노인·장애인을 포함한 온 가족이 사망했다. 이중 한 마을에서는 사망자 253명 중 45명이 여성이었고, 다른 곳에선 30명 중 10명이 어린이였다”고 전했다.
아흐마드 샤라아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학살의 진상을 조사하고 평화를 중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위원회는 학살 가담자 심문과 피해자 증언 등을 모아 2주 안에 샤라아 임시 대통령에게 조사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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