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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검찰개혁 퇴행 우려에…이 대통령 “선출권력 의사 따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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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하며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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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공무원은 선출된 권력의 의사에 따를 수밖에 없다. 안 따르면 바꾸면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열린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의 내용과 시기를 결정하는 건 ‘국회 몫’이라면서도, 이런 말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등 개혁에 반대하는 검찰 내부의 저항을 단호히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 최근 이재명 정부에서 중용된 검찰 출신 인사들의 검찰개혁 입장을 두고 우려가 제기되자 “개별 인사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초반부터 검찰개혁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답변하기 곤란하기도 하고 예민한 질문”이라면서도 “동일한 주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면 안 된다라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적으로)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기소하는 검사에게서 수사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반대 여론이 꽤 있었”지만, 전 정권 인사 및 정치적 반대 인사 등에 대한 보복 수사에 앞장서온 ‘정치 검찰’ 행태가 “자업자득”이 되어, 검찰개혁은 이제 꼭 해야 할 시대적 과제가 됐다고 못박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봉욱 민정수석 등의 기용 이유를 설명하며 “원만하게, 더 신속하게 (개혁이) 될 수 있으려면 대통령실 안에도 검찰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맡는 게 유용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 봉 수석을 비롯해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검찰 고위직에 임명한 것 등을 두고 검찰개혁 추진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성향이 다르다, 누구와 친하더라, 누구와 어떤 관계가 있다더라 이런 걸로 판단해서 배제하기 시작하면 남는 게 없다”며 “어쩌면 정치보복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공무원, 특히 그게 누구든 간에 직업 공무원은 선출된 권력의 의사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들 대통령 지시를) 안 따라오면 제가 아무 때나 바꾸면 된다”고도 했다. 검찰을 잘 통제하며 개혁을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입법 일정에 대해선 “국회가 결단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추석 전 개혁 완수’라는 여당 당대표 후보자들 외침에 지지 의사도 반대 의사도 내비치지 않은 셈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제도 자체를 그때까지 얼개를 만드는 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완벽한 제도가 정착되기까지는 한참 걸릴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여당 주도로 추석 전 입법이 완료되더라도 시행 시기는 별도의 고민이 필요할 수 있단 생각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단 해석이 나온다.



    실제 검찰개혁 입법 추진 과정은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 간 긴밀한 협의 속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당내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앞으로 석달간 법무부 등 정부와 논의를 통해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검찰청 폐지법 등 ‘검찰개혁 4법’(김용민·장경태·민형배 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 등 관련 제도가 특위를 통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하얀 김채운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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