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관광지구 신규 개장
러 관광객들, SNS에 올려
“해변 텅 비어…제약 없었다”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판매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모형 기념품. WSJ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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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출신 아나스타샤 삼소노바(33)는 지난달 총 13명이 함께 떠난 평양·원산 단체여행에 참여했다. 여름휴가를 색다른 곳에서 보내고 싶어서였다. 일행은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10시간 달려 193㎞ 거리의 원산에 도착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첫 외국인 손님이었다.
삼소노바는 관광지구에 도착했을 때 “해변 전체가 텅 비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오트밀 죽, 브리오슈 빵 등을 주문하자 직원들이 신속하게 내놓았고 휴대용 스피커도 해변까지 가져다줬다. 북한 노동자는 ‘얼마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트스키를 무료로 제공했다. 삼소노바는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핵미사일 모양의 기념품도 구매했다.
지난달 개장한 원산 관광지구를 방문한 러시아인 관광객들의 경험담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참석자 가운데는 북한 여행 경험이 있는 부부와 여러 쌍의 커플이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온 수의사 다리아 주브코바(35)는 “차창을 통해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사진 찍고 SNS에 올리는 데 거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브코바는 인스타그램에 해변, 북한인 가이드가 러시아 노래를 하는 모습, ‘우리는 국민을 위해 일한다!’라는 슬로건이 그려진 버스 영상 등을 올렸다. 그는 “모든 것이 새것이었다. 냄새도 새것 같았다”고 했다.
원산 관광지구의 해변은 내국인과 외국인 출입구역이 분리됐다. 러시아인들이 물건을 사려면 전자팔찌에 선불금을 충전해 사용해야 했다. 달러, 유로, 위안화로 충전해야 했으며 루블화는 사용할 수 없었다.
북한 당국에 지불하는 비용 1400달러(약 195만원)에, 별도로 러시아 여행사에 내는 약 3만5000루블(약 61만원)까지 합해 일주일 관광 비용은 대략 2000달러(약 278만원)였다. 와이파이 이용료는 10분에 1.7달러(약 2362원), 맥주 한 병은 60센트(약 834원), 얼굴 마사지는 15달러(약 2만원)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의 플라스틱 모형은 465달러(약 65만원)에 팔았다.
이 기간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원산을 방문했다. 그러자 관광지구는 내국인 방문객으로 가득 찼다. 러시아 여행단 기획자 알렉산드르 스페바크는 당시 방문객들이 며칠 전 평양에서 본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더 좋은 옷을 입고 있었다며 그들이 엘리트 계층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스페바크는 관광지구 운영에 미숙한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방해하지 마시오’ 팻말을 호텔 방 문고리에 걸어뒀는데도 미화원이 들어왔다. 그는 또 보일러 설정 온도를 높여뒀는데 호텔 직원이 방에 들어와 최저 온도로 낮춰버리는 일을 여러 차례 겪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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