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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끝내 눈물 보인 ‘토트넘의 전설’…손흥민, 상암서 ‘10년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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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한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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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후반 20분 새롭게 토트넘 홋스퍼에 영입된 공격수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된 직후였다. 동료들을 한명, 한명 안을 때마다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했다. 딱 1년 전, “항상 위너가 되고 싶다”며 팀 우승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캡틴’ 손흥민(33)은 3일 한국의 ‘축구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그렇게 10년간 몸담았던 토트넘과 작별했다.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은 10년 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우승컵을 팀에 안겼고, 어느새 팀 레전드가 되어 박수 받으며 떠나게 됐다. 그럼에도, 눈물은 어쩔 수 없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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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2021~2022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노리치전에서 리그 23호골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노리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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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의 전설”(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손흥민은 10년 동안 팀 역대 기록을 써내려갔다.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이적료 2200만파운드(약 405억원)로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10시즌 454경기를 뛰며,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대 최다 골 5위, 최다 도움 1위 기록이다. 득점 방식 역시 오른발 99골(57%), 왼발 69골(40%), 헤더 5골(3%)로 특유의 양발 마무리 능력을 입증했다. 프리미어리그(PL) 기록만 놓고 보면, 333경기에 출전해 127골(역대 토트넘 2위), 71도움(1위)을 남겼다.



    손흥민은 2021~2022 시즌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 리그 득점왕에 올라 ‘골든부츠’를 차지했다. 이 기록은 특히 단 하나의 페널티킥 득점 없이 모두 필드 골로만 채워져 더 큰 의미를 남겼다. 아울러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70m 단독 돌파 골을 터뜨리며, 한국인 최초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푸슈카시)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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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지난 5월 스페인 빌바오의 산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토트넘 구단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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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은 우승컵의 한도 토트넘에서 풀었다. 팀 주장으로서 2024~2025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팀 레전드라 불리는 개러스 베일,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커리어 15년 만에 처음 들어 올린 우승컵이었고, 팀 역시 17년 만에 차지한 우승 트로피였다. “손흥민은 토트넘 현대사 최고의 선수로 케인을 넘어설 수 있다”(디 애슬레틱) 등 그를 향한 현지 언론의 호평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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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팀의 새 주장이 된 손흥민이 ‘찰칵 세리머니’ 포즈를 취하고 있다. 토트넘 구단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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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과 함께 성장한 손흥민은 항상 동료들과 함께했다. 그중 단연 최고는 찰떡 호흡을 보였던 ‘손-케 듀오’의 주인공, 케인이다. 손흥민은 케인과 8시즌 동안, 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47골을 함께 만들어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DESK 라인’(델리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손흥민-케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은 이들과 함께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뽐내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2023년부터 팀의 주장을 맡아,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 제임스 매디슨과 팀을 2년간 이끌었다. 손흥민은 팀 기강은 물론,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라커룸과 훈련장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단합을 이끌었다. 특히 매디슨과는 ‘브로맨스’를 꽃피우며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십년지기, 경기장 안팎에서 손흥민 곁을 지킨 ‘절친’ 벤 데이비스도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은 데이비스를 “가족처럼 지내며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가 두텁고, 데이비스 아들인 랠프의 대부이기도 하다. “데이비스는 오랜 동료이자 친구가 떠나는 것에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존중했다”고 손흥민은 전했다.



    쿠팡시리즈 뉴캐슬과의 친선전(3일)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치른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는 미국이 유력시되고 있다. 외신 등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엘에이FC행을 점치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인사이더는 손흥민의 팬덤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시즌당 4000만~6000만파운드(738억~1107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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