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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TSMC, 트럼프 압박에 인텔 美공장 인수·운영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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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 대만 TSMC 간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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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공장의 지배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TSMC 관계자들과 만나 TSMC와 인텔 간 거래 방안을 제시했으며 TSMC는 수용적이었다고 전했다.

해당 거래의 취지는 TSMC가 인텔의 미국 반도체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는 것으로, 이는 인텔의 악화한 재정 상태에 관한 우려를 해소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아직 논의가 매우 초기 단계이며 파트너십의 정확한 구조도 확립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논의에 TSMC와 미국 주요 반도체 설계기업,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함께 인수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TSMC가 인텔을 단독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서 이날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TSMC에 △미국 내 첨단 패키징(후공정) 공장 건설 △미국 정부, 여러 파트너와 함께 인텔 파운드리에 투자 △인텔의 TSMC 미국 고객사 관련 패키징 주문 직접 인수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압박을 받은 TSMC는 지난 12일 미국 생산기지 애리조나에서 이사회를 열고 171억4140만달러(약 24조8190억원)에 달하는 자본지출을 승인했다.

한때 세계 PC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인텔은 스마트폰 전환에 적응하지 못한 채 낙오되면서 위상이 추락한 상태다. 특히 2021년 재진출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조 바이든 정부가 보조금 78억6000만달러(약 11조원)를 약속했지만 인텔을 살리는 데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텔 살리기 전략은 관세 위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수입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금 거의 모든 반도체가 대만에서 만들어지고 한국에서도 조금 만들어진다"며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기 전에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었지만 대만이 우리 칩 사업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텔처럼 잘나가는 위대한 회사가 있었는데 사업을 빼앗겼다"며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라이 총통은 트럼프의 발언과 관련 "대만 정부는 반도체 업계와 함께 좋은 제안을 마련해 미국과 논의할 것"이라며 "대만 기업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격려하고 대만과 미국 간 무역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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