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기자 아나스 샤리프가 현장 취재하고 있는 사진. 샤리프 등 5명의 알자지라 기자·카메라맨은 11일 자정(현지시각)께 이스라엘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취재 중이던 알자지라 특파원 2명과 카메라맨 3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으나 증거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자 전쟁 기간 동안 약 200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
카타르에 본사가 있는 알자지라는 10일(현지시각) “아나스 샤리프와 동료 4명이 가자시티 시파 병원 정문 밖에 있는 텐트에 머물던 중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그가 가자 북부에서 주로 취재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숨진 또다른 직원들은 모하메드 크레이케 기자와 카메라맨인 이브라힘 자헤르, 모하메드 누팔, 모아멘 알리와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샤리프를 ‘테러리스트’이자 ‘기자로 사칭한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군은 “아나스 샤리프는 하마스 테러 조직의 수장으로 활동했다.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을 대상으로 로켓 공격을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이 11일(현지시각) 가자시티 시파 병원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알자지라 직원들의 텐트를 확인하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알자지라는 샤리프가 아내와 아들, 딸을 남겨두고 죽을 수도 있다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적으며 슬픔을 표현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발표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스라엘의 가자시티에 대한 공세가 강화됐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게재했다.
알자지라 성명을 통해 “언론의 자유에 대한 또다른 노골적이고 계획적 공격”이라면서 “이번 공격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으로 인한 재앙적인 결과 속에서 발생했고 이로 인해 민간인들이 무자비하게 학살당하고, 기아가 발생했고 지역 사회 전체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셰하다 유로 지중해 인권 모니터의 분석가는 샤리프가 적대 행위에 가담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알자지라에 밝혔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 본사가 있는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 아비차이 아드라이가 샤리프를 하마스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며 비난한 것에 대한 보호를 촉구했다. 샤리프의 사망 소식을 들은 사라 쿠다 언론인보호위원회 지역 책임자는 “신뢰할 만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기자들을 무장단체로 몰아가는 이스라엘의 행태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이스라엘의 의도와 존중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지난달 초, 2023년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200명이 넘는 언론인이 사망했고, 알자지라 기자들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