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3일 공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 한-미 관세 협상 때 조선 분야 협력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만든 슬로건으로 한국 협상단은 이 모자와 대형 패널 등을 준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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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수주량 비중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제안한 ‘마스가’(MASGA·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326만CGT(표준선박 환산톤수·788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4765만CGT, 1973척) 보다 51.2% 감소했다. 선박 발주량은 2021년 1∼7월 세계적으로 3897만CGT(1543척)가 수주된 뒤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1∼7월) 4765만CGT(1973척)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조선업이 큰 호황을 맞은 기저효과로 올해 감소 폭이 더 커 보인다는 것이 조선업계의 반응이다. 지난 4년 동안의 호황 이후 시장 사이클에 따라 숨 고르기를 하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수주량 감소 폭이 예상보다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업은 결국 해운업과 함께 갈 수 밖에 없다. 해운사가 돈을 벌어야 배를 주문한다”며 “관세 전쟁으로 해운 운임의 변동성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해운사들이 신규 선박 수주를 망설이는 것 같다”고 했다.
세계적인 둔화 추세에도 한국의 수주량 비중이 증가한 부분은 눈에 띈다. 지난해(1∼7월) 825만CGT(186척·17%)을 수주했던 한국은 올해(1∼7월) 524만CGT(123척·23%)를 수주해 전 세계 수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3173만CGT(1331척·67%)에서 1303만CGT(463척·56%)으로 줄었다. 미국이 중국의 조선업을 견제하면서, 중국산 선박으로 미국 항만에 들어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본 해운사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는 최근 발표된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1일(현지시각) 발의된 ‘해운 동맹 파트너십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 등 동맹국에서 건조한 선박의 미국 연안 운항이 허용되고, 미국 선박이 한국·일본 등 동맹국 조선소에서 대규모 개조를 받을 경우 50% 관세가 면제된다.
한편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에이치디(HD)현대 울산조선소를 방문해 주요 시설 등을 시찰했다. 이들은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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