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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용산구에 안전 대상 준 서울시, 유족 반발에 취소…오세훈 “상식 밖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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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박희영(오른쪽) 용산구청장이 ‘ 핼러윈 대비 다중운집 인파 안전관리’를 주제로 사례를 발표해 서울시가 주최한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알리고 있다. 박 구청장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용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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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0·29 이태원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용산구에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대상을 준 서울시가 수상을 취소했다.

    참사 유가족들이 반발한 데다 여론이 좋지 않아서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아픔이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구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필요 이상의 과도한 홍보를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용산구가 수상한 ‘대상’에 대하여 수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시는 수상을 취소하면서 당초 9월 말로 예정됐던 시장 표창과 상금 수여 계획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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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천일째를 맞은 24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천일의 그리움, 천 번의 약속’ 추모 행사에서 유가족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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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구의 수상에 대해 “유족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너무도 상식 밖의 일이었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하고 재발 방지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용산구는 지난 25일 서울시가 주최한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2024년 핼러윈 기간 중 이태원 일대의 안전 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아 대상(1위)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구는 “‘안전한 도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주최자가 없는 축제라도 안전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핼러윈 데이 사전 준비에서 사후 평가까지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실행했다”고 자평했다.

    이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전날 성명을 내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핼러윈 축제는 하나의 현상이고 주최자가 없는 축제이기 때문에 자신은 참사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부정해온 이가 바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라며 오 시장을 향해 수상 취소와 함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주최자가 없는 축제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을 두고 ‘과거에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려면 적어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통렬하게 반성이라도 해야 맞지 않은가”라며 “용산구청은 주최자 없는 축제에 안전관리 의무가 지자체와 지자체장 본인에게 있다고 시인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도 서면 브리핑을 내고 “단순한 수상 취소 해프닝이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시한 서울시 행정의 무능과 안일함, 오만함과 뻔뻔함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 공문에 홍보, 시상금, 시장표창계획까지 세워놓고 본인은 몰랐다는 식의 해명은 혼자만 빠져나가겠다는 비겁한 해명”이라며 “이런 분께서 10년째 서울시장이라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용산구는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과 피해자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수상에 관한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절박한 다짐으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온 직원과 유관 기관의 노력을 공유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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