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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9·3 전승절’ 전격 방중…김정은의 강대국 외교 새판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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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5.1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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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북한과 중국이 28일 발표했다. 다음달 초 베이징 천안문(톈안먼) 망루에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면서 북·중·러 3각 연대의 모습을 과시하게 된다. 중국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초청장을 보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 승리 80돌(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거의 동시에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도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돌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천안문 광장 일대에서 첨단 무기 등을 동원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할 이번 열병식에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20여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6년 만에 방중하는 김 위원장은 이번 열병식 참석을 통해 다자 외교무대에 처음 데뷔하게 된다. 김정은·시진핑·푸틴 등 ‘북·중·러’ 세 정상이 나란히 공개 석상에 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급변하는 국제질서를 상징하는 역사적 장면이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러가 동맹조약을 복원하고 파병 등을 통해 급속히 밀착하면서 상대적으로 냉랭해졌던 북-중 관계를 급속하게 회복하려는 전략적 방향 전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와의 혈맹 관계를 확보한 김 위원장이 중국과도 관계를 개선해 외교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을 배제한 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으로 나아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방미로 강화된 한·미, 한·미·일 협력에 대한 견제 성격도 있다. 김성배 인하대 특임교수는 “새 정부가 중국의 예상보다 더 미국·일본과의 협력으로 경도되는 데 대한 중국의 견제 의미가 담겨 있다”며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경주 아펙(APEC) 정상회의 등을 활용한 한국의 능동적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사전에 파악하고 주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 동향은 2주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2015년 9월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천안문 망루 위에 서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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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희 서영지 기자,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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