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가운데)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 김용범 정책실장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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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꽤 주목을 요하는 상황 진전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거기서 북-중 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고 북-러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포맷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위 실장이 언급한 ‘또다른 포맷’은 북·중·러 3자회담을 언급한 것으로, 위 실장은 “가능성이 높은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일단은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이 회의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 실장은 이와 관련해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좋았다”면서도 “관건은 북이 거기에 호응해 나와야 하는 건데, 북은 지금 굉장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북한이 한국은 물론 미국과도 대화하려는 의지를 내비치지 않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기대치를 높여서 얘기하는 것이 북의 호응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어서, 그냥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두고 북의 호응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비핵·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대화의 복원”이라며 “그것을 위해서는 우선 긴장이 완화되고 신뢰가 쌓여가야 하는데 그러한 노력을 해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존에 관세협상에서 합의했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에 합의한 데 이어 한국 기업들이 1500억달러의 추가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야당 일각에서 ‘퍼주기 외교’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서도 “야당은 언제나 비판하는 입장에 있다 ”며 “ 기업들이 원래 계획하고 있었던 것들을 이렇게 모은 거기 때문에 우리가 새롭게 크게 양보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 ”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농산물 (추가 개방)에 대해서도 미국이 제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추가 개방은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며 대처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또 원자력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도 “한미 협력으로 제3국에 진출하는 협력도 있을 수 있고, 우리가 오랫동안 추진해 왔던 (우라늄) 농축·재처리 분야에서 좀 더 많은 운신 공간을 받는 문제도 논의하고 있고 다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감국가 해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우선순위에서 다른 이슈부터 하고, 그 이슈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위 실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협상 결과를 담은 문서가 채택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문서는 안보, 경제, 통상, 투자 등을 다 망라하는데 일부 분야가 느린 점이 있었다”며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상세히 규정하느냐 하는 것으로, 상세히 규정하려면 부처나 국회와 협의가 필요할 수도 있고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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