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산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에 관한 국민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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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제25차 상하이협력기구(SCO)와 항일전쟁 승전(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열병식을 연달아 열며 반서방 연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대만 외교부장(장관)이 비공식 일정으로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을 방문했다.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1일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이 지난달 25∼30일 대만투자무역시찰단을 인솔해 필리핀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외교부는 린 부장의 필리핀 방문 일정을 알리지 않았다가 린 부장이 일정을 마친 뒤 방문 사실을 공개했다.
대만 외교부는 린 부장의 이번 방문이 대만과 필리핀의 공동 번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대만과 미국, 필리핀 간의 무역 교류 심화의 중요한 이정표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과 필리핀이 반도체 등 분야에서 협력하고 ‘비 홍색공급망(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지원해 민주와 자유, 경제 번영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표면적으로 이번 방문 목적을 ‘경제 협력’이라고 밝혔지만 양국이 ‘제1 도련선’ 안보 관련 논의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제1 도련선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을 지칭한다.
앞서 일본 매체 재팬타임스는 지난달 26일 필리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필리핀이 공식적으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대만을 (필리핀) 자국·지역 방위 구조에 서서히 비공식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재팬타임스는 필리핀이 대만군 고위 지도부, 해경 등 안보 관계자들과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대만 관광이라는 명목하에 비공식적인 만남이 있었다고 전했다.
필리핀과 중국은 지난달 11일 남중국해에서 해경선과 군함이 충돌한 이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당시 필리핀 해경선은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있던 자국 선박에 접근하려 했고, 중국 군함이 이를 저지하려다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린 부장이 예고 없이 필리핀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은 이날 항의 성명을 냈다.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이 린 부장의 방문을 허용함으로써 대만 독립 분리주의자들이 반중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제공했다”며 “대만 관련 문제에 대한 필리핀의 공약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SCO 개막에 앞서 대만은 최근 미국과도 접촉했다. 로저 위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만을 방문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을 만났다.
오는 3일 중국 열병식을 앞두고 대만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중국시보는 이날 대만 국방부가 지난달 29일 입법원(국회)에 ‘2025년도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이 이미 운용 가능한 핵탄두를 600기 이상 보유했다고 평가했으며 2030년까지 1000기 이상을 보유하는 동시에 전비 배치도 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은 사거리 300㎞의 둥펑(DF)-11과 사거리 600∼900㎞의 둥펑-15, 사거리 1700㎞의 둥펑-21 등 구형 단·중거리 미사일을 둥펑-17(2000㎞)과 둥펑-26(4000㎞) 등 신형 미사일로 교체하는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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