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일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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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탑승한 전용열차가 2일 북중 접경을 통과했다. 이날 베이징에 도착하는 김 위원장은 3일 베이징 천안문(톈안먼) 망루에 올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한다.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아침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 전쟁승리 80돐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하여 9월1일 전용렬차로 평양을 출발하시었다”며 “전용열차는 2일 새벽 국경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내 집무실 칸에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탑승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최 외무상,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와 대화하는 사진도 공개됐는데, 조용원과 김덕훈이 열차에 함께 탔는지 단순히 환송을 위해 나왔는지는 불분명하다. 배우자인 리설주 여사나 딸 주애,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의 동행 여부는 기사에서 언급되지 않았고 사진에서도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해외 방문을 출발 직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2023년 9월 10일 평양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방문할 때는 이틀 뒤인 9월12일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는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이용해 국경을 건넌 것으로 추정된다.
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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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직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연구소를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일 미사일 총국 산하 화학재료종합연구원 연구소를 방문해 탄소섬유 복합재료 생산 공정과 대출력 미사일 발동기(엔진)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2일 보도했다. 통신은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리용한 신형 고체발동기의 최대 추진력은 1960kN(킬로뉴턴)으로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9'형 계렬(계열)들과 다음 세대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20'형에 리용(이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는 우리 전략 미싸일 무력의 강화와 능력 확대에서 커다란 변혁을 예고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치하하며 “전략무력 강화의 지름길을 열어놓은 해당 연구소의 과학자들에게 높은 급의 국가표창을 수여”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작년 10월 31일 ‘화성-19형'이 마지막이었다. ‘화성-19형'은 북한이 보유한 ICBM 중 가장 큰 기종인데, 이를 뛰어넘는 성능의 ‘화성-20형'을 개발하고 있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기존의 화성-18형도 사거리 1만5천㎞ 이상으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화성-20형은 사거리를 확장하거나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미사일연구소 방문은 1일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떠나기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등과 함께 새로운 반미 다극체제 국제질서의 한 축임을 과시할 예정인 김 위원장이 ICBM 개발 연구소 방문을 공개한 것은 미국을 사정권으로 두는 무기까지 갖춘 ‘핵보유국' 지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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