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쿠나르주의 한 피해 마을에서 주민들이 지진 희생자들을 운구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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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며칠 사이 1400명을 훌쩍 넘었다. 구조 활동이 이뤄지는 동안 여진이 계속되며 피해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 인근과 동부 쿠나르주에서 발생한 규모 6.1 지진으로 현재까지 총 1411명이 숨지고 3124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탈레반 정권 대변인은 “주택도 5400채 넘게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14만5천달러(약 2억원)를 지진 복구비로 배정하고 필요시 추가로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일 산악 지대 고립된 생존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특공대를 투입하고, 식량과 쉼터 그리고 의료품 전달을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피해 시신 수습과 부상자 구조를 다른 지역까지 확대하면서 사상자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첫 지진 이후 피해 수습이 다 되기도 전에 같은 지역에 여러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GFZ)에 따르면 이날 밤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규모 5.5 여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깊이는 10㎞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지진 발생 깊이 10㎞의 규모 5.2, 그 다음날(3일)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동부 쿠나르주의 한 피해 마을이 규모 6.1의 강진으로 주택이 파손됐다. 아프간 남성들이 그 위에 서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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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지진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지역은 쿠나르주다. 쿠나르주 주도인 아사다바드 출신 나스룰라 칸은 지진 발생 이후 구조 활동을 돕기 위해 외딴 마을 현장에 왔다. 그는 “처음 만난 한 남성은 가족 18명을 잃었다”며 “일부 마을에서는 집마다 2~3명씩만 살아남았고 온 가족이 사라진 집도 있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땅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렇게 많은 시신은 처음본다”고 말했다.
피해 현장에서 사람들은 담요에 쌓인 어린아이들 시신을 곡괭이로 땅을 파고 묻었다. 시신 41구를 묻은 나스룰라는 “모든 사람들을 묻을 수 없었다. 여진 때문에 빨리 (그 마을에서) 나와야 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을 묻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2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동부 쿠나르주의 한 피해 마을에서 지진 희생자들의 장례식에서 주민들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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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탈레반 재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국제 사회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현재 여러 국가와 국제 사회는 구호물자와 자금을 보내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3일 주아프가니스탄 중국 대사관은 아프가니스탄 국가재난관리청에 구호성금과 물자를 마련해 전달했다. 같은날 한국 정부도 유엔 인도지원조정실(UNOCHA)을 통해 100만달러(약 13억9천만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원에서 나선 인도와 영국 외에도 앞서 유럽연합은 100만유로 규모의 인도적 긴급 기금을 승인했고 130톤의 구호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구호물자를 보내고 구조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외 일본, 파키스탄이나 이란 등에서는 구호 지원 보낼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유엔개발계획(UNDP), 유니세프, 국경없는의사회 등 여러 국제기구와 국제단체 자원도 투입됐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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