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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시진핑 “정세 어떻든 관계 발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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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과 연회를 함께했다고 5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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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공감했다고 5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북·중 양자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중국 인민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돌 경축행사 참석을 계기로 열렸다. 2019년 6월 시 주석의 방북에 따른 평양 정상회담 이후 6년 3개월 만이다.





    “국제정세 어떻든 관계 발전시킬 것”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조중(북중) 사이의 친선의 감정은 변할 수 없다”며 “조중 관계를 부단히 심화발전시키는 것은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입장과 노력을 전적으로 변함없이 지지 성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시 주석은 “중조는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돕는 훌륭한 이웃이고 훌륭한 벗이며 훌륭한 동지”라고 자찬했다. 이어 “전통적인 중조 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중조 관계를 훌륭하게 수호하고 훌륭하게 공고히 하며 훌륭하게 발전시킬 용의가 있다”며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여도 이 입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6월19~20일 베이징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에서 “국제 및 지역 형세가 어떻게 변하는지와 무관하게 중조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킨다는 굳은 입장은 변할 리 없다”를 포함해 이른바 ‘3개의 불변’을 약속했다. 이날 시 주석의 발언은 ‘3개의 불변’ 약속의 연장선이며, 김 위원장도 같은 견해를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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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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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유엔 등 다자 플랫폼 조정 강화, 이익 수호”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고위급 래왕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문제와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대외관계 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인 정책적 입장들에 대해 호상(상호) 통보”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아울러 ”국제 및 지역문제들에서 전략적 협조를 강화하고 공동의 이익을 수호할 데 대해 언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신화통신은 노동신문보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 유엔 등 다자 플랫폼에서 계속 조정을 강화해 양측의 공동 이익과 근본 이익을 수호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조선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은 줄곧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계속해서 북측과 조정을 강화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대러 제재의 역풍으로 유엔 안보리가 무력화돼 북한의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추가 제재 결의 합의에 거듭 실패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북-중 매체 ‘비핵화’ 포함 핵문제 논의 보도 안 해





    노동신문은 물론 신화통신 보도에도 ‘비핵화’를 포함한 핵문제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다. 노동신문 보도의 “대외관계 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인 정책적 입장들에 대해 호상 통보”한다는 문구는, 핵문제와 관련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각자’의 견해를 밝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과 연동돼 진행된 2018년 3월~2019년 1월 4차례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비중있게 논의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됐으나,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직후 열린 2019년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어떻게 논의했는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김정은 “호혜적 경제무역 협력 심화” 요청





    신화통신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조중이 모든 단계에서 밀접하게 왕래하고, 당의 건설·경제 발전 등의 경험을 교류하고, 조선노동당과 국가의 건설사업 발전을 돕기를 바란다”며 “양국이 호혜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해 더 많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동신문 보도문엔 “고위급 래왕 강화” 정도를 빼곤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담에서 ‘경제협력 확대·강화’를 비중있게 다뤘다는 뜻인데, 초점은 “호혜적인 경제무역 협력 심화”로 보인다. 일방적이다시피한 북한의 중국 생필품 수입 등에 따른 북한의 심각한 대중국 무역 역조를 해소할 수 있게 시 주석이 도와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북쪽이 이번 방중 계기에 △중국 파견 북한 노동자 쿼터(상한) 확대 △중국인의 단체 북한 관광 재개 △유엔 대북 제재 이행 완화 등을 중국 쪽에 중요하게 제기했으리라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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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공산당 중앙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과 연회를 함께했다고 5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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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시진핑, 이번에도 ‘문서 합의’ 내놓지 않아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이 “각별히 환대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이번 전승절 행사가 “세계평화를 수호하려는 중국의 확고한 결심을 보여주고 중국의 중요한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을 뚜렷이 과시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시 주석도 김 위원장의 방중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중조 두 당, 두 나라의 친선협조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됐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북-중 양국은 이번 회담 뒤에도 문서 합의문을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이번 회담을 포함해 2018년 이후 모두 6차례 정상회담을 했지만, 지금껏 문서 합의문이 채택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서로를 ‘구속’할 문서 채택에 이를만큼 전략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거나 이를 애써 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정은 전용열차 4일 밤 10시께 베이징역 출발 귀로에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담과 연회를 끝으로 방중 일정을 마치고 “4일 저녁 전용열차로 베이징을 출발”해 귀로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4일 밤 10시5분께 베이징역을 떠났다. 베이징에서 중국 국경역인 단둥역까지 1103km, 평양까지는 1333km다. 단둥을 지나 압록강철교를 건너 북한 국경역인 신의주에 도착하려면 중간에 쉬지 않아도 14시간 정도 걸린다. 신의주에서 평양까지는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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